세율 인상보다 공시지가 현실화 등에 초점종부세 80% 차지 토지분도 과세강화 검토
  • ▲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현판을 제막하고 있다. ⓒ연합뉴스
    ▲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현판을 제막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동산 보유세 개편안이 6·13 지방선거 한 주 뒤인 오는 21일 처음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로 구성되는 부동산 보유세 개편안은 세율 인상보다는 공시지가 현실화 등 시세 반영 확대와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조정 등이 유력한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주택뿐만 아니라 토지분 보유세 강화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오는 21일 오후 서울 은행회관에서 공청회를 열고 부동산 보유세 개편 권고안 초안을 공개한다.

    10일 재정개혁특위 관계자는 "주택과 토지분 종부세 세율과 공시지가 조정, 공정시장가액 조정 등 모든 가능한 시나리오에 대해 단수 또는 복수로 권고안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며 "토지분 종합·별도 합산·분리 과세와 관련한 권고도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특위는 시민과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20일에는 참여연대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등이 '부동산 보유세, 시민이 말하다' 집담회도 열 예정이다.

    특위는 공청회 등에서 의견수렴을 거쳐 전체회의에서 최종 권고안을 확정, 정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후 최종 권고안을 7월 말 발표할 세제 개편안과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에 반영, 9월 정기국회를 통한 입법절차를 거쳐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정부는 2018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공평 과세와 주거 안정을 위해 특위 논의를 바탕으로 다주택자 등에 대한 보유세 개편방안을 검토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칼을 빼 든 바 있다.

    보유세 개편 시나리오는 종부세를 손대는 방향이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주택과 관련해서는 현행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해 과세를 강화하거나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기준을 새로 만드는 방안 등이 검토됐다. 고가 1주택을 의미하는 '똘똘한 1채'에 대한 과세 강화 방안도 검토대상이었다.

    강병구 특위 위원장은 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뿐만 아니라 1가구 1주택까지도 여러 의견이 있는데, 전문가와 국민 여론을 수렴해 균형 있는 세제개편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강병구 위원장은 지난달 서울사회경제연구소 심포지엄에서는 "보유세는 다른 세목에 비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작을 뿐만 아니라 집값 변동 폭을 축소하고 주택 버블 문제를 완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보유세 인상에 방점을 뒀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부동산 보유세 개편시 종부세와 재산세를 구분해서 접근하고 공정시장가액비율과 공시가격 실거래가 반영률, 세율 및 과세표준 조정을 선택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택 뿐만 아니라 전체 종부세의 80%가량을 차지하는 토지분 종부세도 개편 대상이다. 종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 골프장 등 분리과세 대상 토지를 축소하고 별도합산 토지분의 과표구간을 내리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주택에 대한 종부세는 현재 1가구 1주택의 경우 공시가격 9억원 이상, 2주택 이상은 합산 공시가격 6억원 이상이 과세 대상이다. 주택에 대한 종부세는 과세표준에 세율 0.5~2%을 곱해 구한다. 과세표준은 납세의무자별 주택의 공시가격을 합산한 금액에서 6억원(1가구 1주택은 9억원)을 공제한 금액에서 공정시장가액비율 80%를 곱한 금액이 된다.

    토지에 대한 종부세는 농지 등 종합합산 대상의 경우 5억원 이상 토지, 일반건축물의 부속토지나 인허가 받은 사업용 토지 등 별도합산 대상은 80억원 이상 토지에 부과된다. 과세표준(공정시장가액비율 80% 적용)에 종합합산 대상은 세율 0.75~2%, 별도합산 대상은 0.5~0.7%를 곱하게 돼 있다.

    종부세를 손보려면 ▲공정시장가액 조정 ▲세율 조정 ▲공시지가 조정 등을 하면 된다.

    공정시장가액 조정은 부동산시장의 동향과 재정여건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인 시행령으로 60~100%의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어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꼽힌다.
    세율 조정은 법 개정 사안이고, 시가의 60~70%인 공시지가는 세금부과 뿐만 아니라 부담금 등 60여개 행정 목적에 사용돼 조정이 쉽지 않을 수 있다.

    한편,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월 현재 공시가격의 80%인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폐지해 과세표준을 공시가격 수준으로 높이는 동시에 주택분 종부세 세율을 1~3%로 인상하는 내용의 종부세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세율을 최고 50% 인상하는 것이다.

    이종구 의원(자유한국당)은 지난 2월 시행령으로 규정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법률로 정하고, 1주택자와 다주택자 모두 과세기준액을 3억원 인상해 세 부담을 경감하는 내용의 종부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80%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p 상향 조정할 때마다 연간 세수가 약 3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100%를 적용할 경우 전체 세수 확대 효과 6234억원 중 약 80%인 5026억원은 토지분에서 발생하고, 주택분은 서울·경기 지역에서 전체 세수 확대 효과의 80%가 발생할 것이라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