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변경 등 업무담당 3명 직무유기 혐의수사 의뢰… 유착·부정청탁도 조사항공사 갑질 전방위 조사… 공정위-일감몰기·복지부-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등
-
국토부는 당시 변경 면허 발급 등의 업무에 관여한 현직 공무원 3명에 대해 직무유기와 유착에 따른 부정청탁 등은 없었는지 확인해달라고 수사를 의뢰했다.
국토부는 조 전 전무의 항공법령 위반과 관련해 진에어 면허를 취소할 건지에 대한 공식 법적 절차에 착수한다고 29일 발표했다. 애초 이날 면허 취소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전해졌으나 최종 결론을 2개월 이상 뒤로 미룬 것이다.
국토부는 지난 4월16일 언론보도로 조 전무의 불법 등기이사 재직 사실이 알려지자 면허관리 실태를 조사하고 법령 준수 여부와 위법사항 처리를 위해 3개 법무법인에 법률자문을 벌여왔다.
이날 김정렬 국토부 제2차관은 "법리 검토 결과 조 전 전무가 외국인 신분으로 진에어 등기이사로 재직한 것에 대해 면허 결격사유에 해당하므로 진에어 항공면허를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과 결격사유가 이미 해소돼 현시점에서 취소가 곤란하다는 상반된 견해가 도출됐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법률자문단으로 있는 3개 로펌 중 2곳은 면허 취소 가능하다는 의견을, 1곳은 소급적용이 어렵다는 의견을 각각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차관은 "이에 항공법령에서 정한 청문과 이해관계자인 근로자나 주주 등의 의견 청취, 면허자문회의를 거쳐 최종 결론을 낼 것"이라며 "법적 절차를 통해 (엇갈린) 법리 관계가 보다 심도 있게 정리될 수 있다고 본다. 최종 결론은 면허 유지 또는 취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해관계자 의견 청취 절차를 통해 최근 제기되는 진에어 1900여명 직원의 고용불안 우려에 대해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진에어 대한 청문 절차는 항공·안전·회계·법률 등 30명쯤으로 구성된 외부전문가 풀에서 7명을 뽑아 진행할 예정이다. 청문 등 법적 절차에는 통상 2개월쯤이 걸린다. 국토부 관계자는 "추가 법리검토가 필요해 시일이 더 걸릴 수 있으나 최대한 서두를 생각"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국토부 발표에 대해 사실상 결론을 뒤로 미뤘다는 의견이 많다. 국민적 관심이 큰 상황에서 행정소송 등 법적 다툼 소지가 있으므로 신중을 기하기로 한 것이다. 법률 자문결과가 엇갈리게 나온 것도 이런 결정에 한몫했다.
국토부 법률자문단 한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단순히 면허 취소 여부를 따지는 게 아니라 진에어의 행위가 위법했는지부터 외국인인 조 전 전무가 진에어를 실질적으로 지배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며 "국토부가 선뜻 결론을 내렸다가 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특별지시로 진행해온 내부 감사 결과에 대해 당시 면허 업무를 봤던 담당과장과 사무관, 주무관 등 3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수사 의뢰했다고 했다. 이들 3명은 모두 현직에 남아 있다. 수사 의뢰 대상자가 3명인 것은 면허 발급 업무가 과장 전결사항이기 때문이다.
김 차관은 "진에어 면허 변경에 관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자 수사를 요청했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면허관리 부실을 예방하고 항공사 관리·감독 역량을 높이고자 한다. 앞으로 면허기준 충족 여부를 실·국장 고위공무원 책임으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차관은 "항공사 총수 일가의 갑질 근절을 위해 관계부처가 함께 항공산업 체질개선 종합대책을 추진하겠다"며 "공정거래위원회는 항공사 간 일감 몰아주기 등 불법·부당 거래를, 보건복지부는 7월 중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 국민연금을 통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 근절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국토부는 부당한 경영간섭 등을 막고자 대표이사·등기임원 자격·경력 기준을 신설하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