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창고형 할인점 결합 "넓어지고 편해지고 싸졌다"대구·서부산점 오픈 2주 매출 113%↑… 연내 20개로 확대
  • ▲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정상윤 기자
    ▲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정상윤 기자
    홈플러스가 약 700억원을 투자해 똑똑한 변신을 단행한다.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 매장을 결합한 '스페셜' 매장을 선보이며 최소 비용으로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 것.

    홈플러스는 새 역점 사업인 '홈플러스 스페셜'이 대구와 부산을 거쳐 서울 목동점에 문을 연다고 11일 밝혔다.

    홈플러스 목동점은 약 1개월 반 기간의 리뉴얼 기간을 거쳐 스페셜 매장으로 재탄생했다. 일반적으로 대형마트 매장을 하나 신규로 만드는데 200억~300억원의 투자 비용이 드는데 비해 홈플러스는 일반 매장을 리뉴얼하는 방식을 꾀해 투자비 규모를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이면서 신규 매장 효과를 톡톡히 노릴 수 있게 됐다.

    홈플러스는 올 연말까지 스페셜 매장을 20개로 확대하고 시장 반응을 본 뒤 계속해서 확장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대형마트에 창고형 할인점의 장점만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스토어'이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이날 오전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홈플러스 스페셜 매장은 고객 관점에서만 생각해서 만든 매장"이라며 "대구와 서부산에 문을 연 스페셜 매장이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만큼 유통 격전지인 목동에서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매대 간격을 최대 22% 넓혀 고객 카트끼리 부딪히지 않는 동선을 짰고 매대 상단에는 소용량 제품을, 하단에는 저렴한 대용량·차별화 상품을 진열했다.

    김웅 홈플러스 상품부문장 전무는 "대형마트 고객과 창고형 할인점 고객을 심층 인터뷰해 서로 불편하다고 느낀 점을 보완해 스페셜 매장에 적용했다"며 "복잡하다고 느낀 동선을 개선하고 상품수를 줄이고 가성비 있는 상품을 전면에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스페셜 매장은 동선이 넓어진 만큼 매대 면적을 과감히 줄였다. 판매 상품 종류를 고객이 가장 많이 찾는 상품을 중심으로 기존 2만2000여 종에서 1만7000여 종으로 줄였다. 

    이와 함께 초가성비의 대용량 상품이나 홈플러스에서만 단독 판매하는 차별화 상품들을 구성해 차별화를 이뤘다. '홈플러스 스페셜'에서만 단독으로 선보이는 차별화 상품 수는 2400여 종이다.

    홈플러스 스페셜 매장 내 창고형 할인점용 상품 비중은 전체의 60% 수준이다. 향후 각 매장별로 고객 반응을 살핀 뒤 제품 비중을 유동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김 전무는 "앞서 문을 연 스페셜 대구점과 서부산점은 오픈 2주만에 매출이 113% 늘었고 고객 단가는 40~50% 이상 증가했다"며 "홈플러스 스페셜은 새로운 형태의 대형마트 모델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페셜 매장에는 대형마트 구색은 그대로 갖추되 가성비 높은 대용량 상품이 많아 고객들이 굳이 멀리있는 창고형 할인점까지 찾아가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대형마트와 백화점, 창고형 할인마트가 모두 모여있는 유통격전지인 목동점에서 스페셜 매장이 어떤 반응을 얻을지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 ▲ 김웅 홈플러스 상품부문장 전무. ⓒ정상윤 기자
    ▲ 김웅 홈플러스 상품부문장 전무. ⓒ정상윤 기자
    홈플러스는 스페셜 매장 도입으로 직원들의 업무 강도가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대형마트에서는 매대에 진열된 상품이 조금만 비어도 점포 직원들이 상품을 채워 넣는 속칭 '까대기' 작업을 수시로 진행해왔는데 홈플러스 스페셜 매장에서는 이런 업무를 대폭 줄이고 대부분 상품을 박스 단위 진열 또는 팔레트 진열 방식으로 바꿨다.

    김 전무는 "점포 직원들이 하루에도 수십차례 창고와 매장을 오가며 4만~5만개 상품을 진열하던 작업 부담이 많게는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며 "그러나 효율성 제고로 인한 인원 감축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홈플러스 스페셜은 올해부터 향후 3년 간 매년 두 자릿수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올 12월에는 지역밀착형 커뮤니티 몰 코너스를 선보이는 등 홈플러스는 변화와 혁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 내부. ⓒ정상윤 기자
    ▲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 내부. ⓒ정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