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반올림, 조정위 제안에 동의 공식 전달내용과 관계없이 무조건 수용…'타결 선언'만 앞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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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시민단체인 '반올림'이 '반도체 백혈병'과 관련 조정위원회의 제안을 무조건 수용키로 하면서 10년간 이어져 온 갈등이 해소될 전망이다.2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발송된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의 공개 제안을 수용하기로 했다.반올림도 '조정위의 제안에 동의한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조정위는 지난 2014년 10월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 의심 당사자와 보상 협의를 진전시키기 위해 설립됐으며 김지형 전 대법관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이로써 지난 10년 이상 이어진 양측의 갈등도 종지부를 찍을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조정위원회가 양측 의견을 바탕으로 결론에 해당하는 중재 결정을 내리면 양측은 내용과 관계없이 무조건 수용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양측의 주장을 듣고 조정안을 제시하면 이를 수락 혹은 거부할지 결정하는 '조정' 방식이었다.반올림 측도 조정위원회의 제안을 전격 수용키로 하면서 사실상 '타결 선언'만 앞두게 됐다.'제2차 조정 최종 중재안'에는 새로운 질병 보상 방안, 반올림 피해자 보상안, 삼성전자 측의 사과, 반올림 농성 해제, 재발 방지 및 사회공헌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조정위원회는 양측의 합의가 이뤄질 경우 오는 10월까지 반올림 피해자 보상을 모두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삼성 반도체 백혈병 논쟁은 지난 2007년 3월 삼성전자 기흥공장의 여성 근로자 황유미 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촉발됐다.이듬해 3월 시민단체 '반올림' 발족으로 분쟁이 본격화되며 한국산업안전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과 서울대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팀 등이 조사를 이어갔다.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2012년 반올림 측에 대화를 제안하면서 '사과·보상·예방'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하지만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반올림 소속 피해자 8명 가운데 6명은 2014년 삼성전자 측에 신속한 보상을 요구하며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를 구성했으며 2015년 7월에는 '조정 권고안'을 도출된 바 있다.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2015년 9월 자체 보상안을 발표하고 신청자들을 상대로 보상을 시작했다.반올림과 일부 피해자들은 삼성의 자체 보상안을 거부하며 2015년 10월 7일부터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천막 농성을 진행중이다.재계에서는 이번 삼성전자의 중재안 수용과 관련 지난 2월 초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