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급여화로 환자 부담 치료비 최대 5~10%까지 축소 예상수술비용 장벽 낮아져… 치료 포기했던 저소득층에게는 '희망'
  • ▲ 2016년 한국 성인 남녀 비만 유병률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 2016년 한국 성인 남녀 비만 유병률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정부가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2018~2022)'를 확정하자 비만치료계 의사들은 고도비만 수술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4일 권덕철 복지부 차관 주재로 '국민건강증진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해 교육부, 식약처 등 9개 관계부처 합동으로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을 확정했다. 2022년 41.5%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비만율을 지난 2016년 수준인 34.8%로 유지하는 게 목표다.

    갈수록 한국의 비만율이 높아지자 정부가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전체 한국 성인 남녀의 비만율은 34.8%로 2005년 31.3%보다 3.5%포인트 증가했다.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은 지난 2006년 4조8000억원에서 2015년 9조2000억원으로 최근 10년간 약 2배 증가했다.

    고도비만율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고도비만율이 지난 2015년 5.3%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해 2030년에는 약 9%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30대 고도비만율 증가, 청소년 비만 증가 등에 따른 전망이다.

    정부는 올 하반기부터 고도비만 수술에 건강보험이 적용할 방침이다. 비만학회가 인정하는 고도비만 수술로는 위밴드술, 위우회술, 위절제술 등이 있다.

    의료계는 고도비만 수술 급여화로 인해 환자가 부담하는 치료비가 획기적으로 줄면서 수술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선 환자가 부담하는 고도비만 수술비가 5~10%까지 줄어들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김용진 순천향대서울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장은 "사실 고도비만 수술에 있어서 비용이 가장 큰 장벽이었다"며 "(급여화가 되면 고도비만 수술 건수가) 현재보다 한 3배 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식이요법, 운동 등으로 체중을 줄이기 힘든 고도비만에는 수술의 치료효과가 크다. 강재헌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고도비만 환자들은 식단 조절, 운동으로 조절이 안될 정도로 심한 비만이기 때문에 수술로 인한 치료 성공률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도비만 환자들은 저소득층이 많아 2000만원대에 육박하는 비용의 고도비만 수술은 '그림의 떡'이었다. 실제로 수술이 꼭 필요한 경우에도 수술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게 비만치료계 의사들의 중론이다.

    최저소득층인 건강보험료 1분위 남성의 고도비만율은 6.55%였으나 20분위 소득층은 4.89%로 평균을 밑돌았다. 여성도 최저소득층의 고도비만율은 4.42%, 20분위 소득층은 2.22%였다. 건강보험료 분위는 보험료를 많이 내는 20에 가까울수록 소득과 재산이 많다고 볼 수 있다.

    고도비만 수술의 급여화로 인해 저소득층 고도비만 환자들에게도 새로운 희망이 생긴 셈이다.

    심경원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고도비만 환자들이 사회·경제적인 지수가 좋지 않기 때문에 수술이 필요한 경우인데도 권하기 힘든 경우가 많았다"며 "고도비만 수술에 보험이 적용된다면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자들의 삶의 질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