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가입자도 조건만 맞으면 상품 전환 가능실제 수혜자는 극소수…정부 생색내기용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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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31일부터 청년들을 대상으로 최대 3.3%의 금리를 제공하는 청년우대형 청약통장이 첫 선을 보인다.

    가입 대상은 만 19세 이상 29세 이하다.

    이미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돼 있더라도 조건만 맞는다면 갈아탈 수 있다. 혜택 역시 가입기간과 청약순위, 소득공제 혜택은 그대로 유지된다.

    결과적으로 청년들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와 이자소득 비과세 혜택을 제공하겠단 정부의 의지다.

    그러나 영업 현장에선 실제 가입대상이 적어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란 지적도 있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은행들은 상품 가입 이벤트를 실시하며 또다시 경쟁에 나선 상황이다.

    ◆市銀, 다이슨 청소기·아이패드 등 경품 내걸고 유혹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우리‧신한‧국민‧KEB하나‧기업은행 등은 청년우대형 청약통장 출시를 기념해 다양한 경품 증정 등 고객몰이가 한창이다.

    농협은행은 31일부터 8월 24일까지 신규가입 고객 대상 이벤트를 실시한다. 가입고객 중 총 1111명을 추첨해 ‘다이슨청소기’, ‘토스트기’ 등을 경품으로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31일부터 가입하는 고객 중 선착순 5만명에게 스타벅스 모바일쿠폰(SMS)을 증정한다. 내달 17일까지 SNS를 통해 신상품 이벤트 공유한 고객 280명 추첨해 문화상품권과 베스킨라빈스 모바일쿠폰(SMS)을 선물한다.

    신한은행은 신규 예약고객 중 5000명을 추첨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를 비롯해 노트북, 액션캠, 화장품 등을 추첨한다. 예약과 상관없이 신규고객에게도 추첨을 통해 아이패드, 여행상품권, 네스프레스 커피머신 등 사은품 증정 이벤트를 시행하고 있다.

    이밖에도 국민은행과 기업은행, 하나은행 등도 출시를 기념한 고객 이벤트를 계획 중이다.

    특히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청년층을 겨냥한 온라인 소통을 강화하고 창업지원, 우대 대출을 선보이며 청년 고객 잡기에 몰두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은행들이 오랜만에 경품까지 내걸고 가입 유치에 나선 이유는 주택청약상품을 통한 수수료 수익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 ‘1인 1계좌’ 상품이기 때문에 한 번 고객을 유치하면 평생 고객으로 둘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따로 실적 체크를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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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부도 공개 꺼리는 가입대상 인원…실효성 의문

    은행권은 청년 고객 모시기에 몰두할 태세지만 일각에서는 가입 기준에 해당하는 대상자가 많지 않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전국의 청약(저축‧예금‧부금)통장 가입자는 2380만명에 달한다. 전체 국민 5100만명 중 47%가 청약 통장에 이미 가입한 상황이다.

    실제 은행 영업점에선 사회초년생이 급여계좌를 개설하러 방문하면 카드 개설과 함께 주택청약저축상품까지 패키지로 판매하는 영업이 대부분이다. 즉, 우대 조건에 해당하는 만 29세 미만의 연 3000만원 이하의 소득이 있는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세대주에 해당하는 고객이 많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다.

    이 때문에 영업 현장에선 가입 대상자 찾기가 힘들다고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한 은행원은 “청년들이 일을 시작하면 은행에서 급여통장 개설과 카드발급, 주택청약 통장 만들기가 이미 기본적으로 연결되는 상황이라 신규로 가입할 대상자가 적을 수밖에 없다”며 “결국 한정된 파이(고객) 안에서 뺏고 뺏기는 경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토부는 정확한 가입 대상자 목표 추정치 집계가 어렵다며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말로는 청년우대형이라고 하지만 상당수 직업을 갖고 있는 청년들은 주택청약 상품을 가입한 상황이다. 얼마나 많은 청년들이 이자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론 가입 조건이 까다로워 기존 가입자를 우대형 상품으로 갈아 태우는 형식으로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