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전력의 영국 원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해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자료사진 ⓒ 한수원
    ▲ 한국전력의 영국 원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해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자료사진 ⓒ 한수원
    한국전력의 영국 원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해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차질 없이 사업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야당 내에서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탈난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일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산업정책관은 기자들과 만나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은 영국의 전력수급 안정, 도시바의 경영 안정, 한국의 원전 해외진출이라는 세 나라의 이익이 달성되도록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영국 정부가 RAB(규제자산기반)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도입하면서 협상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고 설명한다. RAB는 정부가 건설비를 지원한 뒤 향후 운영에도 관여하는 방식이다. 

    이에 산업부는 새 방식에 대한 공동타당성연구를 도시바에 제안, 지난달 30일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BEIS) 등과 첫 회의를 가졌다.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은 영국 리버풀 무어사이드 일대에 3기의 원전을 짓는 프로젝트다. 사업자는 뉴젠으로 도비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사업비는 22조원에 달한다. 

    한전은 지난해 말 뉴젠 지분 인수 우선협상자에 선정됐다가, 지난달 25일 우선협상자 지위를 박탈 당했다. 도시바는 한전과 협상 과정이 길어지면서 다른 기업과도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도시바의 이러한 결정이 지분 매각을 앞두고 몸값을 높이려는 의도라는 평가가 많다. 도시바가 다른 업체와 매각 협상을 벌일 수 있으나 이를 위해서는 영국 정부의 승인 등이 필요해 쉽지 않다. 

    한전의 우선협상자 직위 박탈이 알려지자 이날 한전의 주가는 3.15% 하락한 32,200원에 머물렀다.

    당장 국회에서는 야권을 중심으로 원전의 해외수출을 막는 탈원전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이라는 잘못된 정책으로 세계 최고의 원전 건설 및 운영 실력을 갖춘 우리 기술이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스스로 가로막은 참담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심 의원은 "정부는 말로는 해외진출을 지원한다지만 국내서 제재당하는 원전을 세계 어느나라가 거들떠 보겠느냐"고 날을 세웠다. 

    그는 "미국, 중국이 원전국이고 일본도 강화된 원전기준으로 원전 9기를 다시 가동시켰다"면서 "세계 최고 원전 경쟁력을 가진 우리나라만 잘못된 정책으로 역주행 하고 있다"고 했다. 

    같은당 백승주, 최연혜, 이채익 의원도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영국 원전 수주를 어렵게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우선협상자 지위 해지는 영국 정부와 일본 도시바의 새로운 수익 모델 도입 및 리스크 경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위한 공동 연구에 한전 역시 참여하기로 해 협상은 지속할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