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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강사들이 조선사와 후판 가격 협상에서 상반기 수준 이상의 인상폭을 끌어내며, 하반기 수익성 확보에 청신호가 켜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사들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와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서 톤당 6만원선에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휴가 전 가격 협상을 마무리 짓기로 했는데 일정대로 끝났다"며 "상반기보다 소폭 오른 톤당 6만원 정도 올리기로 했다. 조선사별로 물량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어 정확한 인상폭은 5만~7만원이라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조선업계의 어려움을 감안해 가격 인상폭을 줄여왔는데, 이번에도 한발짝 씩 양보해 우리 요구보다 조금 낮은 수준에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인상으로 조선향 후판 가격은 이전 톤당 60만원에서 톤당 65만~67만원으로 오르게 됐다. 이는 현재 유통향 가격인 톤당 72만원보다 최대 7만원 낮은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상반기 공급가격을 톤당 70만원이라 명시했지만, 이는 현실과 다르다는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반기 가격 인상분은 7월 공급 물량부터 소급 적용될 전망이다.
협상 결과에 따라 국내 철강사들은 하반기 후판사업에서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철강사들은 조선향 후판 가격을 상반기 5만원에 이어, 하반기도 6만원 정도 인상하며 올해만 톤당 11만원 가량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부터 후판사업에서 수익성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이번 인상으로 한숨 돌리긴 했지만, 여전히 유통향 후판 가격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내 철강사들은 그간 누적돼 온 적자를 고려해 톤당 5만~8만원 인상을 주장했다. 이에 국내 조선사들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건조원가의 10~20% 수준을 차지하는 후판 가격을 인상할만한 여력이 없다고 누차 강조했다.
결국 양측이 휴가 전 한발 양보하면서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은 지난해보다 이른 시점에 마무리됐다.
철강사들은 조선사들과 보통 1년에 상하반기로 나눠 두 차례 협상을 진행, 조선용 후판가격을 결정한다. 그동안 별다른 문제없이 진행돼 온 가격 협상은 지난 2016년 조선업황이 급격히 악화된 이후 매번 진통을 겪고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협상도 양측이 2개월 가량 팽팽히 맞서며, 4월에서야 타결이 이뤄진 바 있다. 당시 협상에서 철강사들은 톤당 10만원 인상을 주장했지만, 조선사들과 기나긴 줄다리기 끝에 톤당 5만원만 올리는 수준에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