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은행’ 보고서 우울한 전망치지점 수 반토막…디지털뱅킹 가속화
  • ▲ ⓒ씨티그룹 '미래의 은행' 보고서
    ▲ ⓒ씨티그룹 '미래의 은행' 보고서

    은행권이 AI(인공지능)도입에 따른 자동화로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면서 7년 뒤 직원 절반이 줄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지점수 역시 반토막 난다는 전망이다.

    3일 씨티그룹의 2016년~2025년 사이 디지털 혁신으로 인한 변화와 전망을 정리한 '미래의 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은행의 풀타임인력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금융위기 이전 정점대비 40~50%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다. 지점수도 2014년 대비 30~50% 감소할 것이란 추정이다.

    씨티그룹은 금융산업이 핀테크(금융과 IT 서비스의 결합), 빅테크(거대IT기업) 플레이어 중심으로 신규 시장이 재창출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빅테크가 확고한 고객층과 방대한 고객데이터, 유연한 플랫폼, 펀딩능력 등을 기반으로 기존 금융권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이 2025년까지 은행들의 저축과 대출, 기업활동 관련 매출의 3분의 1가량을 뺏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권에서는 새먹거리 찾기에 안간힘이다. 고객경험 개선과 금융사기 감지, 규제요구 부활, 신속한 의사결정, 비용절감 등에 초점 맞추고 AI를 활용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채팅과 로봇을 결합한 챗봇(Chatbot)도 업무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은행권은 24시간 금융관련 상담과 상품안내, 간편이체, 적금가입, 환전신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체 은행 57개사 중 6개사(10.5%)가 도입했다.

  • ▲ ⓒ국민은행
    ▲ ⓒ국민은행
    국민은행은 디지털 금융 강화를 위해 무인점포 수준의 업무 처리 능력을 갖춘 '스마트 텔러 머신(STM)'을 확대하고 있다.

    신한은행 역시 디지털 금융 선도를 위한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베트남 등 해외 금융시장에서 디지털 플랫폼과 서비스 출시 계약도 맺으며 디지털 뱅크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보험이나 카드, 증권 분야에서도 상품소개와 고객상담에서부터 신용카드발급, 보험계약대출에 이르기까지 디지털금융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업무에 필요한 인력이 줄어들면서 금융권의 직원 수도 최근 3년간 1만명 이상 줄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분기별 자료를 공시하는 321개 국내 금융사의 고용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3월 말 직원수는 총 20만907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3년 전인 2015년 3월 말에 비해 1만385명(4.7%) 감소한 것이다. 1년 전 3월과 비교해도 1940명(0.9%) 적은 숫자다.

    금융권 중에서는 은행이 제일 많이 줄었다. 지난 3월 말 현재 10만8927명으로, 3년 전보다 9725명(8.2%) 줄었다. 금융권 전체 감소 인원의 93.6%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지속적인 고용확대 정책을 펼치며 신규인력 채용을 압박하고 있어 금융권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눈치를 보며 은행들이 올해 하반기 대규모 채용을 예고했지만 금융현실과 맞지 않는 점이 있다"며 "금융 디지털 강화와 비대면 금융서비스 확대, 지점 축소로 이어지는 변화에 역행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