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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이 배당 사고 파장에 대한 수습에 당분간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구성훈 대표이사의 갑작스러운 사임에 따른 차기 경영진은 배당사고 이후 신설된 혁신사무국을 중심으로 환골탈태 노력에 대한 결과물이 나온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직무정지 3개월 처분을 받은 구 전 대표이사 사퇴 이후 곧바로 장석훈 부사장(CFO)을 대표이사 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
다만 장석훈 대표이사 직무대행의 향후 정식 CEO 임명에 대해서는 삼성증권과 그룹 모두 신중한 분위기다.
이미 내부적으로 수장 교체에 따른 조직개편이나 신규 임원 선임에 대한 부분은 최소화 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가장 시급한 과제가 고객들의 불편 및 주주 피해 최소화를 위한 사후수습이고, 내부적으로는 조직의 안정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장 대표 대행이 인사 전문가라는 점에서 조직 안정화에 역점을 두겠다는 의도를 볼 수 있다.
장 대표 대행은 지난 2009년부터 삼성증권과 화재 등 금융계열사에서 인사업무를 맡아오다 올해 삼성증권 경영지원실장(부사장)에 오른 인물이다.
장 대표 체제(CFO 겸임)로 가동을 시작한 삼성증권은 최소한의 내부 변화로 최대한의 사고 수습 효과를 꾀한다.
기존 고객들의 이탈을 방지하는 한편 혁신사무국이 밝힌 투자자보호기금 설립, 불완전판매 범위 및 환불기간 확대, 임원 자사주 매입, ROE 개선방안 등을 계속해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회사의 주력인 자산관리 부문의 리스크는 배당사고 이후에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기존 고객들의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구성훈 전 대표이사가 정립한 혁신사무국의 방향도 큰 틀에서는 바뀌지 않겠지만 상황에 맞게 세부적으로 접근을 달리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장석훈 대표이사 직무대행이 '대행'의 꼬리표를 어느 시기에 어떻게 떼어낼 것인지에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내년 1월까지 신규고객 모집 금지, 내년 1월부터 2년간 발행어음 등 신사업 진출 금지, 한국거래소의 회원제재금 부과 등 영업에 상당부분 제한을 받게 된 상황에서 장 대표 대행의 역할에 따라 CEO 정식 승계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장 대표 대행이 조직의 혼란 수습과 동시에 단기 실적 방어의 임무를 맡았다"며 "이미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내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했던 만큼 그룹 내에서도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배당사고 발생 직후 고객 이탈이 예상보다 낮은 수준이고, 징계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증권업계 전체가 상반기 호황을 맞은 이후 하반기 소강상태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적 방어 면에서는 유리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과 그룹은 장 대표의 임기를 정하지 않은 가운데 현재로는 삼성그룹 내 컨트롤타워 부재 상황에서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의 인사 정책 방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