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기술 국산화 목표로 창업한 바이오벤처 1호 기업8년째 적자 지속… 매년 연구개발비 40% 이상 투자
  • ▲ 바이오니아 로고 ⓒ바이오니아
    ▲ 바이오니아 로고 ⓒ바이오니아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를 둘러싼 악재에 회계처리 테마 감리까지 겹치면서, 바이오 산업에 대한 불신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바이오 산업은 세계적으로 경제 성장을 이끌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에 본지는 바이오 기업의 옥석을 가리고, 벤처바이오 기업에 대해 들여다보는 시리즈를 기획했다. <편집자주>

    바이오니아는 지난 1992년 8월 ‘유전자 기술의 완전 국산화’를 목표로 창업한 바이오벤처 1호 기업이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유전자 합성서비스를 시작해 세계 5위 규모의 합성 유전자 양산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유전자연구나 분자진단의 모든 과정에 필요한 원료물질을 자체적으로 생산, 조달할 수 있다.

    바이오니아는 최근 8년째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는 매년 매출액의 절반 가까운 금액을 신약 연구개발(R&D)에 투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세계적으로 드문 체지방 감소 유산균 ‘BNR17’ 사업이 본격화되고 분자진단 사업부문이 고속 성장하고 있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 8년째 적자 기록… 매년 연구개발비 매출액의 40% 이상 투입

    바이오니아는 지난 2009년 한 차례 흑자를 기록한 이후 8년째 연속으로 적자 상태다.

    최근 3년간 바이오니아의 영업손실은 2015년 52억234만원, 2016년 124억6948만원, 2017년 59억2019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69억2311만원, 148억3932만원, 88억8249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이유는 매출액의 절반 가까운 금액을 연구개발비로 투입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바이오니아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49.8%, 48.7%, 45.3%로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바이오니아는 지난달 14일 연구개발비 회계처리를 변경했다. 지난해 연구개발비 105억4800만원 중 무형자산으로 처리됐던 28억1700만원 중 9억6500만원을 판매관리비로 바꿨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비 중 판관비로 회계처리된 비율은 기존 73.3%에서 82.4%로 늘었으며, 무형자산으로 처리된 비율은 26.7%에서 17.6%로 줄었다.

    바이오니아는 질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의 생성을 원천 차단하는 RNAi(RNA Interference·RNA 간섭) 신약 개발에 몰두해 왔다.

    RNAi 신약은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mRNA(messenger RNA·전령 RNA) 단계에서 분해함으로써 질병 단백질의 생성 자체를 원천 차단하는 기술이다. siRNA(small interfering RNA·짧은 합성 RNA물질)는 mRNA를 분해해 단백질 자체의 합성을 차단한다.

    바이오니아는 siRNA 신약 개발을 위해 지난 2001년부터 siRNA 연구에 R&D 역량을 집중했다. 그 결과 바이오니아는 siRNA 합성에 필요한 원료물질을 모두 개발·양산하고 있으며, 1일에 수천 종의 siRNA를 생산할 수 있는 대량생산 체제를 완비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바이오니아는 지난 2015년 9월 유한양행과 폐섬유화증·피부질환·고형암 치료제의 기술이전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SAMiRNA를 이용한 최초의 기술이전 성과다. 유한양행은 현재 바이오니아의 지분 4.4%를 보유하고 있다.

    SAMiRNA는 암 조직에만 선택적으로 전달된 후, 세포 내에서 활성화된 siRNA로 전환돼 질병 유발 RNA를 분해시키는 RNAi 전달물질이다. 해당 물질은 세계 최초의 단일분자구조로, 혈액 내에서 안정적인 나노입자구조를 유지한다는 강점이 있다.

    바이오니아 관계자는 “기업의 목적이 이윤창출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이오니아는 다소 무모하다 할 정도로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왔다”며 “이러한 투자가 앞으로 매출의 확대나 영업이익의 흑자 전환의 토대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 ▲ SAMiRNA 신약개발 프로그램·파이프라인 ⓒ바이오니아
    ▲ SAMiRNA 신약개발 프로그램·파이프라인 ⓒ바이오니아

    ◆ 분자진단·BNR 사업 성장세 두드러져… 매출 성장으로 흑자 전환 기대

    바이오니아의 매출액은 최근 3년간 208억3372만원, 217억361만원, 232억6774만원 순으로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7.2% 증가했다. 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24.8% 감소했으나, 제품 매출이 13.6%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지난해 바이오니아의 매출 비중은 제품 88.3%, 상품 11.7%였다.

    바이오니아의 주요 사업은 유전자 사업, 분자진단 사업, BNR17 사업, 신약개발 사업 등이다. 이 중 분자진단 사업과 BNR17 사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분자진단 사업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80% 성장했다. 올해 B형 간염 바이러스(HBV), C형 간염 바이러스(HCV),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진단키트 CE-IVD List A의 인증 예정이다.

    BNR17 사업은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주는 락토바실러스 균주를 한국인의 모유에서 발견해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고 상용화한 특허 유산균 사업이다.

    바이오니아는 BNR17의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바이오니아의 프로바이오틱 자회사 에이스바이옴이 미국 유산균 전문업체인 UAS 랩스(UAS Labs)와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브라질 제약회사 크리스탈리아(Cristália)사와 독점공급계약을 성사시켰다.

    국내에서도 본격 판매에 나선다. 2014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건강기능식품 체지방 감소 기능성원료로 인정받아 2016년 건강기능식품으로 출시됐다. 이번 달 내에 홈쇼핑에 론칭하기 위한 막바지 준비 중이다.

    서충우 SK증권 연구원은 “바이오니아는 BNR17의 판매 수익, 분자진단 장비 매출 확대 등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호조세가 강화될 것”이라며 “올해는 강력한 실적 턴어라운드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