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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대명절 추석을 앞두고 정부가 민심을 잡기 위해 최근 한달새 세 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지난달 투기과열지구, 투기지구를 추가로 지정하는 '8.27대책'을 시작으로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강화한 '9·13대책', 추석 연휴 직전 주택공급을 늘리는 '9·21대책'까지 쏟아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하루가 멀다하고 급등하는 서울 집값은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가장 핫한 이슈였지만, 세 차례에 걸친 부동산 안정 대책에도 서민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집을 보유한 사람에게는 높은 세금이 부여됐고 집이 없는 서민들은 내집 마련하기가 더 어려웠졌다. 수도권 택지지구를 개발해 공급을 늘리겠다는 대책도 3만5000여가구에 불과했다. 그마저 이번 대책의 근본 원인인 서울에는 국토부와 서울시가 조율이 안돼 11곳 중 2곳만이 공개됐다.
회사원 A씨는 "올 연말 전세 재계약 시점인데 전셋값이 오를 것이란 전망에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며 "언제는 빚 내서라도 집 사라고 떠밀더니 이제와서 대출을 옥죄니 내집 마련은 포기했다"고 하소연했다.
집을 소유한 40대 B씨 역시 이사 문제로 고민이 많다. 그는 "집값이 크게 올라 차익을 본 것은 맞지만 처분하지 않으면 의미는 없다"며 "아이들이 커서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가고 싶지만 똑같이 가격이 올라 엄두가 안 난다"고 푸념했다.
특히 무주택자들은 정부가 야심차게 발표한 집값 안정 대책에 대해 "서민을 위한 정책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서구에 사는 주부 C씨는 "투기·과열지역이 대부분인 서울에선 무주택자들이 받는 혜택은 거의 없다"며 "이번 부동산 대책으로 오히려 무주택자들이 집을 사기 더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역시 강력해진 규제로 거래 자체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대출 규제가 강력하고 다주택자 종부세 부담이 높아져 신규 주택 구매 수요가 억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