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오마스 펠토니에미 TBWA 디지털&이노베이션 아시아 대표 "기술이 인간 절대 대체할 수 없어""기술 적용해 크리에이티비티 확장해야"
  • ▲ 투오마스 펠토니에미(Tuomas Peltoniemi) TBWA 디지털&이노베이션 아시아 대표. ⓒ김수경 기자
    ▲ 투오마스 펠토니에미(Tuomas Peltoniemi) TBWA 디지털&이노베이션 아시아 대표. ⓒ김수경 기자
    "수 년 전, 캐드버리 초콜릿의 드럼치는 고릴라 광고를 기억합니다. 그 광고는 기술이 사람의 크리에이티비티를 절대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가장 훌륭하게 보여주는 예죠."

    투오마스 펠토니에미(Tuomas Peltoniemi) TBWA 디지털&이노베이션 아시아 대표가 기술 발전 시대의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뉴데일리경제는 지난달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광고제인 스파이크스 아시아(Spikes Asia) 2018이 열렸던 싱가포르 선텍시티(Suntec city)에서 투오마스 대표를 만나 얘기를 나눴다.

    투오마스 대표는 "광고업계가 엄청난 변화에 직면해 있는 것을 절감한다"며 "컨설팅 업체뿐만 아니라 IT 기업들도 크리에이티브 사업에 뛰어들었고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기술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기술이 절대로 대신할 수 없는 인간의 능력은 바로 창의성, 크리에이티비티"라며 "기술 발전으로 인해 광고를 제작하는 방식이나 과정 등은 변화할 수 있지만 크리에이티비티의 가치는 절대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그는 지난 2007년 광고대행사 팰런 런던(Fallon London)이 만든 캐드버리 초콜릿의 드럼치는 고릴라 광고를 예로 들었다.

    드럼 앞에 앉은 고릴라 한 마리가 필 콜린스(Phil Collins)의 노래 'In the Air Tonight)'를 음미한다. 눈을 지그시 감고 리듬을 느끼더니 이내 열정적으로 드럼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도무지 무슨 광고인지 감을 잡을 수 없지만 드럼치는 고릴라의 모습에 묘하게 마음이 움직인다. 광고 마지막에 밀크 초콜릿이 등장하고 그제서야 사람들은 초콜릿 광고임을 알아차린다.

    이 광고의 아이디어를 고안했던 후안 카브랄(Juan Cabral) 팰런 런던 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당시 "브랜드는 고객들의 머리가 아닌 마음을 향해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광고 속 고릴라는 90초 동안 당신의 마음을 어딘가로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광고는 그의 예상대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2000년대 초반 최고의 광고이자 가장 성공적인 광고로 평가받고 있다. 

    2008년 세계 최대 광고제인 칸 국제광고제(Cannes Lions)에서 필름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크리에이티비티를 인정받았으며 캐드버리는 광고 공개 이후 매출이 10% 성장했다.

    영국 여론조사업체 '유고브(YouGov)'와 마케팅 전문지 '마케팅 위크(Marketing Week)' 조사에 따르면 광고가 공개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24%의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광고로 이 작품을 꼽았다. 광고에 초콜릿이 직접 등장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캐드버리 광고라는 것을 76%가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오모스 대표는 "캐드버리 고릴라 광고는 제품에 대해 전혀 이야기하지 않지만 브랜드를 완전히 변화시켰다"며 "이런 종류의 크리에이티비티는 다른 차원의, 기술이 절대로 대신할 수 없는 인간만이 가능한 크리에이티비티를 보여준다"고 역설햇다.

    이어 "내가 생각하는 크리에이티비티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라며 "마케팅, 비즈니스 문제를 어떻게 흥미로운 방식으로 풀 수 있을지, 최신 기술을 적용해 크리에이티비티를 더욱 확장시킬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스파이크스 아시아 '이노베이션(Innovation) 부문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