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에 따라 치아건강 달라진다… 직업별로 앓기 쉬운 치아질환은?

직업의 종류와 근무 환경이 치아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강릉원주대 치대 치위생학과 신선정 교수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해 19~64세 성인 중 7676명의 직업별 치아 건강 상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육체 노동을 하는 사람이 비육체 노동을 하는 사람에 비해 치아우식증이 발생할 위험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육체직(41.5%)과 비육체직(36.5%)의 차이가 1.19배, 여성의 경우 육체직(40.6%)이 비육체직(28.6%)보다 1.67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외부 환경에 따라 피부상태, 몸 건강이 달라지듯 구강 역시 외부의 영향을 받는 직업성 치아질환이 존재한다. 실제로 노동부는 지난 1994년 황산, 염산, 질산, 불소, 염소 등의 다섯 가지 화공물질을 다루는 근무환경에 노출된 사람이 발생하는 ‘직업성 치아부식증’을 법적 직업병으로 지정했다. 치아를 부식시키는 화학물질이 노출된 환경에서 반복적인 업무를 하는 것이 치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에서다.

직업별로 앓을 가능성이 높은 직업성 치아질환은 다음과 같다.

◆ 치아가 닳는 직업… 관악기연주자·목수·유리공

관악기연주자, 목수, 유리공 등은 입을 자주 사용하며 송진, 분진가루, 나무가루가 날리는 환경에서 호흡을 해야 하는 직업으로 각종 치아질환에 노출되고 치아가 닳을 수 있다.

특히 관악기연주자나 유리공은 악기나 긴 막대를 입에 물고 불기 때문에 구강 내에 압력이 가해진다. 이로 인해 치아 앞니가 마모돼 틈이 생기며 입 안으로 침을 분비하는 침샘 중 가장 큰 이하선(귀밑샘)의 공기 흐름에 문제가 생긴다.

치아 마모증 초기에는 불소를 이용해 치아를 강하게 만드는 치료방법과 레이져 치료를 통해 완화할 수 있다. 치아 마모가 계속 진행 중인 경우에는 치아가 더 마모되지 않게 금이나 세라믹 등으로 씌워주는 치료를 하게 된다.

◆ 구내염 발생하기 쉬운 직업, 고열건조작업장 근로자

용접이나 건설현장 등 온도가 높은 환경에서 근무하는 사람의 경우 구내염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구강점막이 열의 영향을 많이 받아 염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높은 노동 강도와 과도한 업무로 인해 구내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구내염 증상은 입 주변 혹은 입 안에 흰색 궤양이 생기면서 큰 통증을 만드는 것이다. 입술 구내염의 경우 말하거나 음식을 삼킬 때 계속해서 통증을 유발한다.

구내염이 발생했을 때 혀로 건들거나 치아를 이용해 물거나 뜯으면 더욱 심하게 재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 충치가 발생하기 쉬운 직업, 제빵사

제과점에서 근무하는 사람의 경우 치아우식증 유발 위험이 높다. 작업 환경이 밀가루와 같은 탄수화물과 설탕 등의 당분에 많이 노출돼 입 속이 충치가 생기기 쉬운 환경이 된다. 빵과 쿠키 등의 디저트를 만들면서 반복적으로 맛을 보는데, 그 때마다 양치질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다른 직업에 비해 충치유발위험이 높다.

양치질을 해도 전체 구강면적에서 칫솔이 닿는 면적은 딱 4분의 1에 불과 하기 때문에 칫솔이 닿지 않는 부분에 충치균이 남아 있을 수 있다. 제빵사의 경우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치아 상태를 점검하고 관리를 받을 필요가 있다.

◆ 치아에 좋은 음식 섭취, 올바른 칫솔질 통해 치아질환 예방이 중요

치아에 영향을 주는 화학물질에 쉽게 노출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의 경우 일차적으로 마스크를 사용해 노출 범위를 줄여야 한다. 섬유질이 많은 과일이나 야채, 견과류 등의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저작활동을 통해 화학물질이 제거된다. 올바른 칫솔질을 통해 평소 깨끗한 치아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직업성 치아질환이 발생했다면 즉시 가까운 치과를 방문해 스케일링·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백영걸 용인동백 유디치과의원 대표원장은 “근로자에게 충치, 잇몸질환, 치아마모증 등의 구강질환이 발생하면 경제손실을 부를 수도 있다”며 “이는 개인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노년기 구강건강 문제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