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 관점에서의 크리에이티브 고민 필요"브랜드와 크리에이티브 이해하는 '브랜드 크리에이터' 역할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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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하 펍지(PUBG) 크리에이티브 팀장이 지난 12일 '칸 라이언즈X서울 페스티벌 2018' 연사로 무대에 올라 '당신의 브랜드에 크리에이티브가 필요한 이유'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그는 과거 자신이 제일기획에 카피라이터로 근무하던 시절 크리에이티브 만능론자에 가까웠던 사람이었다고 고백하며 광고 에이전시에서 광고주로 자리를 옮긴 뒤 바뀐 관점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이성하 팀장은 "카피라이터 시절, 크리에이티브로 해결하지 못할 것은 없다는 생각이 컸다"며 "그런데 2015년 광고주로 회사를 옮기고 나서 시선이 달라졌다. 세상엔 크리에이티브 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크리에이티브의 관점에서 브랜딩의 관점으로 바라보게 된 것"이라며 "좋은 크리에이티브와 나쁜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기준이 달라졌고 어떤 크리에이티브가 브랜드에 어울리는지 아닌지를 판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나의 사례로 지난 2016년 제이월터톰슨(J Walter Thomson)이 선보인 ING은행의 '더 넥스트 렘브란트' 프로젝트를 꼽았다.
당시 이 캠페인에는 데이터 분석가와 SW개발자, 미술사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제작에 참여했으며 3D 프린터와 안면인식 기술, 빅데이터 분석 등 최신기술이 총동원됐다. 렘브란트의 화풍과 붓놀림을 재현해 3D 입체 파일로 렘브란트의 작품을 새롭게 탄생시켰다.
이 광고는 당시 혁신적인 IT 기술로 눈길을 끌었지만 ING은행이 후원해 제작한 캠페인이라는 점에서는 의문점을 남겼다는 것이 이 팀장의 생각이다.
이성하 팀장은 "크리에이티브 측면에서만 보면 이 캠페인은 놀랍고 성공적이고 혁신적"이라며 "그러나 ING은행의 브랜딩 측면에서 보자면 과연 이 크리에이티브가 ING은행에게 꼭 필요한 것이었나 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더 넥스트 렘브란트 캠페인은 기억에 남지만 그 캠페인이 ING은행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는 사실 기억에 남지 않는다"며 "브랜드에 어떤 크리에이티브가 필요할까를 생각하기 전에 브랜드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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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브랜딩 관점에서 본질을 앞서지 않는 크리에이티브인가를 판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펍지에 오고나서 많은 아이디어들이 떠오르지만 크리에이티브 전에 이 아이디어가 우리 브랜드에 어울릴까, 우리 브랜드의 본질과 잘 맞는가를 생각하게 됐다"며 "과거 카피라이터 시절 크리에이티브 한가 아닌가에 집중해왔기 때문에 사실 개인적으로 어려운 훈련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조금 덜 크리에이티브 하더라도 우리 브랜드에 가장 가까운 잘 맞는 크리에이티브가 무엇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며 "이를 잘 실행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크리에이터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브랜드 크리에이터(Brand Creator)'라는 새로운 역할을 제시했다.
이성하 팀장은 "훌륭한 광고주와 훌륭한 광고 에이전시, 그 사이의 중추 역할을 하는 것이 브랜드 크리에이터라고 생각한다"며 "광고주와 에이전시 사이에서 크리에이티브와 브랜드 모두를 이해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브랜드를 이해할 수 있는 전문성과 협업 능력, 솔루션을 낼 수 있는 능력, 브랜드에 맞는 크리에이티브를 생각할 수 있는 브랜딩 능력이 필요하다"며 "브랜드 크리에이터는 브랜드의 본질을 앞서지 않는 크리에이티브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하 팀장은 제일기획 카피라이터로 활약하며 글로벌 최대 광고제인 칸 라이언즈(Cannes Lions)에서 영 라이언즈와 본상을 수상했다. 이후 라이엇게임즈를 거쳐 현재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펍지에서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리드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