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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바이오시밀러의 유럽, 미국 등 선진시장 진출에 있어 가장 큰 경쟁력은 '퍼스트무버'로서의 시장선점에 있다.
퍼스트무버는 오리지널의 첫 바이오시밀러를 의미하는데, 최근에는 다국적 제약사들도 발빠르게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산 바이오시밀러 가운데 대표적인 퍼스트무버로는 셀트리온의 '램시마', '트룩시마',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베네팔리', '온트루잔트' 등이 꼽힌다.
퍼스트무버는 출시 이후 경쟁상대가 없는 상황에서 빠른 시장점유율을 보인다. 램시마의 경우 지난 2014년 출시 이후 올 2분기 유럽에서 54%의 점유율을 달성하며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고, 트룩시마 역시 2분기 시장점유율 30%를 돌파했다. 베네팔리도 유럽시장에서 점유율 35%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다국적 제약사들도 퍼스트무버 지위 확보를 위해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 세계 매출 1위 바이오의약품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는 유럽에서 비슷한 시기 제품들이 출시됐다.
암젠의 '암제비타'와 산도즈의 '하이리모즈'가 지난 16일 출시된데 이어 다음날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임랄디'도 시장에 나왔다. 마일란·쿄와기린의 '훌리오'도 이달 출시 예정으로 알려졌다.
통상 퍼스트무버의 경우 오리지널 대비 약 70% 가격으로 경쟁력을 갖는다. 이를 통해 빠른 시장 점유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퍼스트무버의 효과를 누리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 지역 파트너사인 바이오젠을 통한 마케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젠의 기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판매 경험·노하우를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펜 타입 제품 '오토인젝터(Auto-injector)'로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제품의 경쟁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휴미라 외에도 향후 특허만료를 앞둔 오리지널의 바이오시밀러 출시는 퍼스트무버 효과가 점차 사라질 전망이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표적항암제 '아바스틴', 황반변성치료제 '루센티스' 등의 바이오시밀러를 준비 중인데, 다국적 제약사들 역시 특허만료 시점에 맞춰 개발 중이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최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투자하고 다국적 제약사 MSD(미국 머크)가 개발한 당뇨병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루수두나' 사업이 중단된 사례에서도 나타난다.
루수두나는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의 당뇨병치료제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인데, 일라이릴리와 베링거인겔하임이 공동 개발한 '베이사글라', 밀란·바이오콘 '글라지아' 등이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바이오시밀러의 최대 강점이었던 퍼스트무버 효과가 점차 사라지면서 가격경쟁력 보다는 현지 마케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라며 "다국적 제약사들과의 바이오시밀러 시장점유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