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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적십자사(이하 적십자)가 국민의 혈액을 녹십자와 SK플라즈마 등 기업에 헐값으로 판매하면서 지난해부터 지난 8월까지 157억원의 손해를 입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기동민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국정감사 지적에도 불구하고 적십자가 여전히 원가 대비 65~77% 수준으로 국민의 혈액을 판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 의원은 지난해 적십자에 대한 국감에서 혈액제제의 원료인 성분채혈혈장을 녹십자와 SK플라즈마에 표준원가 대비 71%, 신선동결혈장은 70.3%, 동결혈장은 65.2% 수준으로 납품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성분채혈혈장은 혈액을 채취한 후 혈장성분을 분리한 것으로 혈액제제의 원료로 쓰인다. 혈액을 채취한 후 6시간 이내에 혈장성분을 분리해 동결시킨 것은 신선동결혈장이고, 6시간 이후에 혈장성분을 분리해 동결시킨 것은 동결혈장이다.
적십자는 혈장을 원가에도 못 미치는 금액으로 판매함으로써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총 490억원의 손해를 입은 바 있다.
적십자는 국민의 헌혈을 통한 혈액의 33.3~35.5%를 의약품 원료를 만들기 위한 분획용 혈액으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적십자가 혈액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총 2조 221억원에 달한다. 이 중 순수익은 223억원으로 나타났다.
적십자의 성분혈장 원가 자료에 따르면, 녹십자와 SK플라즈마는 성분채혈혈장을 적십자사로부터 표준원가 대비 77%, 신선동결혈장은 70.3%, 동결혈장은 65.2% 수준으로 납품 받았다.
적십자가 지난해부터 올 8월까지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혈장을 팔아 입은 손해는 157억원으로 추산된다.
기 의원은 "작년 국정감사 지적 이후 성분채혈혈장의 가격을 1만원 인상했음에도 거의 변화가 없는 수치"라며 "수년간 이들 기업에게 계속 특혜를 주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적십자는 지난 2015년에 성분채혈혈장은 16만 7002원, 신선동결혈장은 16만 8600원, 동결혈장은 17만 4846원의 표준원가를 산출하고 혈액제제 협상에 응했다는 입장이다.
적십자는 자료를 통해 "2015년 3월부터 국내 혈장가격 현실화를 통한 혈액사업 재원 마련을 위해 가격인상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적십자는 적십자와 제약사와의 협상에 의해 결정되는 혈장가격 구조를 매년 정부가 고시하도록 개선하길 바라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적십자는 녹십자와 SK플라즈마에 동결혈장, 신선동결혈장, 성분채혈혈장을 공급해 왔다. 녹십자와 SK플라즈마에 판매된 혈장은 2011년부터 올 8월까지 총 150만 1840 리터에 달한다.
기 의원은 "헌혈하는 국민 중 대다수는 자신의 소중한 혈액이 적십자사의 사업 수익으로 쓰인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며 "몇십년 동안 적십자가 혈액 관련 모든 사업을 독식하고 있는 현 체제가 과연 옳은 것인지, 국가가 직접 나서 공정하고 투명한 혈액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