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규제 강화' 대비 발 빠른 '자본확충' 나서현대해상 이어 한화손보, 신한생명 등 잇따라 수천억대 후순위채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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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사들이 금리 상승기와 규제 강화에 대비해 발 빠르게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향후 시장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큰 데다 새 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규제 강화로 재무건전성 지표가 하락할 우려가 있어서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오는 31일 3500억원 규모의 무보증 국내 후순위채(금리 연 4.5%)를 발행할 예정이다. 

    한화손보는 당초 2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결정했다가 수요 예측 흥행에 성공하자 자금 조달에 자신감을 얻고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한화손보가 후순위채를 발행하면 건전성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은 230%를 웃돌게 된다.

    신한생명도 내달 3억5000만 달러(약 3900억원) 규모의 해외 후순위채를 발행한다. 

    현대해상은 지난 8월 국내 신종자본증권 총 5000억 원을 발행을 추진, 3400억원을 사모 형태로 조달했으며 나머지 1600억원은 하반기에 공모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KDB생명은 지난 5월 2억 달러(한화 2140억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데 이어 국내 후순위채 발행도 추진하고 있다.

    푸본현대생명(옛 현대라이프)은 지난달 3000억의 유상증자를 완료했고, 메리츠화재는 올해 4월 국내 후순위채 1000억원을 발행한데 이어 7월에는 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보험사들이 자본 확충에 나서는 것은 2021년 도입되는 새 회계기준에 대비해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현재는 보험사는 보험 부채(보험금)를 원가로 평가하고 있지만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 부채를 계약시점 기준 원가가 아닌 매 결산기의 시장금리 등을 반영한 시가로 평가해야 한다. 보험사들은 회계상 부채 규모가 늘어 자본 적정성이 악화할 우려가 크다. 

    여기에 보험업계 건전성지표인 지급여력제도도 현행 원가체계의 RBC제도에서 시가평가에 기반을 둔 신 지급여력제도 ‘킥스(K-ICS)’로 변경된다.  

    킥스는 보험사가 직면할 수 있는 다양한 리스크를 세분화해 산출하기 때문에 자본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 보험사들은 킥스 도입 시뮬레이션에 대비해 RBC비율을 200% 이상으로 유지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자본확충 방안과 규모, 금리 수준을 결정하는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자를 주고 돈을 빌리는 방식으로 자본조달을 한다는 점에서 높은 발행 금리가 보험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있다는 것이다.

    앞서 KDB생명이 올해 발행한 해외 신종자본증권은 금리가 7.5%에 육박해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KDB생명이 높은 금리의 신종증권을 발행한 이후 금융당국에서 미국 금리 인상 기조로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 관련 리스크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며 “연말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여력 감소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고려해 후순위채권이나 국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자본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