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제약·부광약품·한미약품 등 유망 해외기업에 투자신약개발 위험부담 줄이고 파이프라인 확대… 글로벌 시장 공략
  • ▲ 국내제약사들이 해외 바이오벤처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 국내제약사들이 해외 바이오벤처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제약사들이 국내를 넘어 해외 바이오벤처에도 손을 내밀고 있다.

    그간 국내 바이오벤처 투자 및 신약 공동개발 등의 협업은 활발하게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안목을 넓혀 해외에서도 유망기업을 물색하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JW중외제약, 부광약품, 한미약품 등이 해외 바이오벤처에 투자하고 있는 대표적인 회사들로 꼽힌다.

    JW중외제약은 최근 영국 아르고너트 테라퓨틱스와 전략적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JW중외제약은 아르고너트에 200만파운드(약 30억원)를 투자해 지분 25%를 확보하고 2대주주에 올랐다. 이로써 JW중외제약은 아르고너트 최대주주인 영국 투자기관 OSI와 함께 경영에 의사결정권자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아르고너트는 2016년 옥스퍼드대학 교내 벤처로 설립된 기업으로 PRMT5 효소 저해제 표적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PRMT5 효소 저해제는 종양세포 증식과 세포분열을 억제시키는 표적항암신약물질이다. 

    아르고너트는 교모세포종, 췌장암, 전이성 위암 등을 적응증으로 한 PRMT5 저해제 비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다.

    PRMT5 저해제는 글로벌 제약사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을 만큼 차세대 항암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GSK는 2011년 미국 에피자임과 PRMT5 저해제에 대해 6억 6400만달러(약 7500억원) 수준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 현재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 MSD도 2016년 영국 암연구소에 총 계약규모 5억 1500만달러(약 5800억원)을 투자해 기술을 도입했다.

    부광약품은 일찌감치 해외 바이오벤처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이익창출을 통한 재투자가 활발하다.

    부광약품은 나스닥에 상장한 희귀의약품 바이오벤처인 에이서 지분 7.3%를 보유하면서 4대주주에 이름이 올라 있다. 미국 및 유럽의 유망 바이오벤처에 투자하는 캐나다 TVM캐피탈의 펀드에도 113억원을 투자했다.

    글로벌 제약사 릴리가 인수한 바이오벤처 오르카파마의 지분도 5.4% 갖고 있다. 부광약품이 80만달러(약 9억원)를 투자한 오르카파마는 지난 5월 릴리에 5억7500만달러(약 6124억원)로 인수됐다.

    이 과정에서 부광약품은 업프론트(계약성사금) 약 60억원을 회수하고 마일스톤이 진행되면 추가로 270억원을 받을 수 있어 총 330억원의 투자 수익이 발생한다.

    오르카파마는 인산화효소A 저해제의 일종인 항암제 신약후보물질 'AK-01'를 개발 중이며, 다양한 고형암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도 2015년 미국 안과전문 R&D 벤처기업 알레그로에 2000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을 획득했다.

    한미약품은 알레그로가 개발 중인 '루미네이트'에 대한 공동개발 계획도 맺었다.

    루미네이트는 안구 내 이상혈관의 신생 및 증식을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의 인테그린 저해제로 현재 미국 등 글로벌 지역에서 유리체황반견인, 당뇨병성황반변성, 당뇨병성망막증, 노인성황반변성을 타깃으로 글로벌 2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루미네이트에 대한 한국 및 중국에서의 공동개발 및 독점판매권을 갖고 있다.

    이처럼 제약사들이 해외 바이오벤처에 투자하는 이유는 유망한 신약후보물질 발굴을 통해 신약개발의 위험부담을 줄이고 성공가능성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임상을 수행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임상 1상에서 신약 허가승인을 받을 확률은 9.6%에 불과하다. 임상 1상에 진입한 신약후보물질 10개 중 1개가 상용화되기도 힘들다는 뜻이다.

    자체 개발 신약만으로는 국내외 임상을 진행하고 성공시키기까지 시간과 비용, 인력면에서 상당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경쟁력 높은 후보물질을 보유한 해외 바이오벤처 투자를 통해 해외진출 환경을 조성하고, 파이프라인 확대를 통한 성공가능성을 높여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투자하고 있는 해외 바이오벤처들을 보면 상용화에 성공했을 때 혁신신약으로서 경쟁력이 높게 판단되는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며 "오픈이노베이션이 업계의 주요 전략으로 자리하고 있는 만큼 해외에서의 유망 바이오벤처 찾기와 이에 대한 투자는 앞으로도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