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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툴리눔 톡신(이하 보톡스) 관련주가 휴젤의 3분기 '어닝쇼크'에 동반하락했다가 메디톡스의 '이노톡스' 글로벌 임상 3상 소식에 반등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따이공(보따리상)' 규제가 강화되면서 최근 3개월간 보톡스주는 하락세를 보였다.
보톡스 업체 중 휴젤은 지난 25일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78.4% 급감한 51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컨센서스(시장 기대치) 203억원보다 74.5%나 낮은 수치다.
중국 따이공 규제로 인한 악재로 보톡스 관련 업체 실적이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된 셈이다. 휴젤의 영업이익 급감에는 60억원 규모의 매출채권 대손상각비의 영향이 컸다. 중국 따이공을 통한 불법 수출 물량으로 인해 악성 매출채권이 대거 발생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휴젤 측에서는 지난 3분기에 아시아 유통망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아시아 매출이 급감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미허가 시장으로 제품을 납품하던 동남아 현지 에이전시들을 대거 정리했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휴젤은 이날 실적 공개와 동시에 주가 안정을 위해 3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섰으나 주가 급락을 막긴 어려웠다. 휴젤은 지난달 26일부터 내년 1월 25일까지 3개월에 걸쳐 301억 6000만원을 들여 자사주 10만주(2.31%) 취득하기로 했다.
지난달 26일 휴젤은 물론이고 관련주인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휴온스까지 불똥이 튀며 주가 동반 하락까지 이어졌다. 이날 휴젤의 주가는 전일 대비 5만6700원(19.23%)이나 하락했다. 메디톡스(-3.23%), 대웅제약(-4.76%), 휴온스(-8.25%)도 줄줄이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장이 안 좋은 영향이 크겠지만 휴젤 어닝쇼크의 영향도 어느 정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휴젤 영향으로 주가가 곤두박질치던 보톡스주는 메디톡스의 호재에 반등했다.
다음 거래일인 29일 메디톡스의 '이노톡스' 글로벌 임상 3상이 가시화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메디톡스의 주가가 4만원(9.15%) 오른데 이어 휴젤도 4거래일 연속 1.64%, 6.56%, 6.40%, 2.11%씩 뛰었다. 지난달 30일에는 대웅제약과 휴온스도 전일 대비 각각 6000원(4.35%), 3300원(5.05%) 올랐다.
1일에는 메디톡스(7.12%), 대웅제약(2.13%), 휴젤(2.11%) 등의 주가가 상승하고, 휴온스(-0.15%)는 소폭 하락했다.
메디톡스는 휴젤에 비해 중국 수출 노출이 낮기 때문에 휴젤에 비해 따이공 규제로 인한 영향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노톡스 임상 3상 진입 외에도 내년 상반기에는 중국 내 '뉴로녹스'(메디톡신의 수출명)의 출시 허가도 예정돼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중국 시장에는 허가된 보톡스 제품이 적은데다 가격도 비싸기 때문에 메디톡스가 충분히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중국에서 정식 허가된 보톡스 제품은 미국 앨러간의 보톡스(Botox), 중국 란저우생물학연구소의 BTXA 뿐이다. 두 제품의 1 바이알당 가격은 보톡스 400~600달러, BTXA는 150~200달러선이다.
중국의 따이공 규제 강화가 메디톡스에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따이공 규제 강화로 블랙마켓이 감소하면 정식 허가 제품인 뉴로녹스가 반사이익을 노릴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메디톡스는 수출 약세 둔화와 이노톡스 임상 3상 가시화, 내년 상반기 중국 내 정식출시 허가 등이 예정돼 있는 등 최악의 구간을 벗어나고 있다"며 "슬슬 메디톡스의 바닥을 노려봐도 될 타이밍"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