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규모 최대 기록… 경쟁약물 대비 우수한 임상결과 원동력바이오벤처 투자 성공사례… 증권가, 일제히 목표주가 상향
  • ▲ 유한양행 본사. ⓒ유한양행
    ▲ 유한양행 본사. ⓒ유한양행

    유한양행이 제약업계 사상 단일규모로는 최대의 기술수출을 이뤄냈다.

    유한양행은 5일 얀센 바이오텍(이하 얀센)과 비소세포폐암 신약인 '레이저티닙'의 라이선스 및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이번 계약으로 계약금 5000만달러(약 561억원)를 포함해 레이저티닙의 임상시험, 허가 등 절차에 따른 기술료까지 총 12억5500만달러(약 1조4000억원)를 받게 된다.

    레이저티닙은 비소세포폐암 중에서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유전자 돌연변이 환자를 타깃으로 한다. 서양인 비소세포폐암 환자들 가운데 EGFR 유전자 돌연변이 환자 비중은 10%~15%인 반면 동양인들의 비중은 30~40%에 이른다.

    현재 한국에서 임상 1/2상 시험을 진행중에 있다. 중간결과에 따르면 레이저티닙은 EGFR TK억제제에 내성이 생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뇌전이 여부와 상관없이 확실한 임상효능을 나타냈으며, 3단계 이상의 중증 부작용 발현율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레이저티닙이 경쟁약물 보다 우수한 약효 및 안전성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병용요법으로서 개발 성공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이번 얀센과의 기술수출 계약도 이러한 임상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비소세포폐암의 대표적인 치료제로는 이레사, 타세바 등이 있었으나 내성 문제가 발생했고, 이를 극복한 것이 현재 글로벌 시장 선두품목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다.
     
    레이저티닙은 임상 2상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임상 2상은 앞서 임상 1상에서 확인한 최대 효능 용량인 240mg을 투여하고 있어 더 높은 ORR(Objective Response Rate, 객관적 반응률) 수치를 기대하고 있다.

    레이저티닙 임상 1상에서 240mg 투여 시 ORR은 86%에 달했다. 타그리소 임상 3상에서 나타난 ORR 70%보다 일단은 높은 수치다.

    유한양행과 얀센은 이번 계약으로 레이저티닙의 단일요법과 병용요법에 대한 글로벌 임상시험을 공동으로 진행한다. 해당 임상시험은 2019년에 시작할 계획이다.

    유한양행의 이번 계약 규모는 한미약품이 지난 2015년 11월 사노피와 체결한 39억유로(약 4조9800억원) 규모의 퀀텀프로젝트(당뇨신약 3개) 계약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규모다. 단일규모로 따지면 유한양행이 최대 규모다.

    이같은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으로 유한양행의 주가 역시 급등하고 있다. 5일 10시15분 현재 유한양행의 주가는 23만1000원으로 전일 대비 5만3000원(29.78%) 오른 상한가를 기록 중이다.

    증권가에서도 유한양행의 목표주가를 상향하는 모습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유한양앵의 기술이전은 제약바이오 섹터 투자자들이 그토록 오랫동안 기다렸던 초대박 기술이전이라 할 수 있다"며 "지난주 3분기 어닝 쇼크로 하향했던 유한양행의 목표주가를 31만원으로 상향한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의 성과는 최근 들어 전략적으로 진행중인 오픈이노베이션의 성공사례로도 주목된다.

    레이저티닙은 유한양행이 2015년 7월 바이오벤처 오스코텍의 자회사 제노스코로부터 사들인 물질이다.

    유한양행은 이정희 사장 취임 후인 2015년부터 바이오벤처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외부 투자만 2000억원대에 육박한다. 이를 통해 2015년 9개였던 파이프라인은 24개까지 늘어났다.

    이정희 사장은 "유한양행은 폐암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분들을 위한 효과적인 치료방안으로 레이저티닙을 개발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양사간 협업을 통해 폐암으로부터 고통 받는 환자분들의 삶을 개선시키기 위해 레이저티닙의 개발을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