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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감리결과 조치안을 결정했다.
결과는 회계처리기준과 관련해 고의성이 인정돼 대표이사 해임 권고, 과징금 80억원 부과, 검찰 고발 등이다. 한국거래소 역시 15일부터 거래정지 조치를 내리고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상장적격성심사에 나섰다.
금융당국의 이 같은 조치에 투자자 불안은 더욱 커졌지만, 증권가는 오히려 불확실성 제거 측면에서 기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목표 주가를 유지토록 안내하고 있다.
삼성증권, KB투자의 경우 증선위 징계안이 결정되기 이틀 전 목표 주가를 오히려 상향 조정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49만원에서 54만원으로, KB투자증권도 38만원에서 52만원으로 목표 주가를 올린 것이다.
SK증권은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에게 주식 매입을 권하고 있다. 목표 주가도 50만원으로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보다 월등히 높다.
다른 증권사 역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목표 주가를 50만원선에서 유지하고 있다. 결국, 현재 하락한 만큼 주가를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3일부터 이틀 동안 각각 9.81%, 6.70% 상승한 것도 증권가 전망에 대한 투심이 작용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진홍국 연구원은 “이번 결과에 대해 대부분의 기관 투자자들은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라며 “주가 상승을 전망하는 이유는 분식회계로 판결 나더라도 상장폐지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 투자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히려 금융감독원은 지난 수개월간의 노력에 대한 결실을 보게 됐고 증선위는 삼성 봐주기 논란에서 자유로워졌다”며 “거래재개 시에는 불확실성 해소로 주가가 반등할 수 있어 주주들의 투자 손실도 줄어들게 돼 모두가 승자인 게임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사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폐지 가능성이 작다고 보는 이유는 과거 사례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때 공익실현과 투자자보호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한다. 예로 분식회계를 저질렀음에도 상장폐지되지 않은 대우조선해양과 한국항공우주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항공우주의 경우 선급금 즉시 매출 인식 및 자재 출고 시점 조작 등으로 2017년 10월 11일부터 매매거래가 정지됐지만,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8일 만에 거래가 재개됐다.
대우조선해양도 회계기준 위반으로 1년의 개선 기간을 포함해 총 1년 3개월간 매매거래가 정지된 바 있다.
이밖에도 거래소가 상장 실질심사 제도를 도입한 이래 심사 대상이었던 상장사 16곳 모두 현재까지 주식시장에 남아 있다.
김용범 증선위원장 역시 삼성바이오로직스 징계안 이후 “회계처리 기준 위반에 따라 상장 폐지된 사례는 전무하다”고 밝혔다.
결국, 금감원의 체면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수 등으로 급하게 논란을 마무리했다는 분위기다.
이로써 최종 결정은 한국거래소에 넘어왔다. 거래소는 15일 이내 회사가 상장폐지 심의대상인지를 결정한다.
이후 15일 내 실질심사위원회를 구성, 개최하고 심의 1주일 내 상장폐지 여부 등을 결정한다. 기업심사위원회 상정 시 최소 42일이 소요될 수 있으나 의외로 빨리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