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친(親) 게임' 정책 기대감 불구 '제자리''규제개혁-인식개선-해외시장' 등 과제 산적"정부, 규제개선 등 게임 생태계 복구 의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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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에 걸었던 높은 기대와 달리 현재 게임 생태계는 궤멸 직전입니다. 시장 상황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까지도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는 듯 보입니다"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1년 반이 지났지만 국내 게임산업은 여전히 제자리걸음 수준에 그치고 있어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출범 당시 내세운 친(親) 게임 정책으로 높은 기대감을 불러 일으킨 것과 달리,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규제개선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어 업계의 시름은 날로 깊어지는 모습이다.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문재인 정부의 2기 경제팀이 본격적인 가동을 앞두고 있지만, 업계의 기대감은 바닥을 치는 상황이다. 앞서 규제개혁 등 '혁신성장'을 앞세운 1기 경제팀이 미흡한 성과를 내보인데 따른 것이다.현재 국내 게임업계의 최대 과제로는 규제개혁, 부정적 인식 개선, 해외시장 대응, 중소 개발사 및 인력 육성 등이 자리하고 있다. 주무부처로 국내 게임산업의 진흥을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있지만 관련업계는 문체부의 게임산업 정책에 대해 불만을 표하는 실정이다.실제로 게임업계 대표 규제로 꼽히는 '셧다운제'와 'PC온라인 월별 결제한도'의 폐지는 부처 간 갈등 속에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다. 문체부 차원의 규제 개선 움직임이 있었지만 이슈에 그쳤을 뿐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이 같은 규제로 현재 국내 게임시장은 그 규모가 대폭 축소된 것은 물론,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형 3사를 비롯한 중·소 게임사 모두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모바일게임에 집중하고 있어 장르의 다양성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지난 14일 열린 '2018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선 단 1종의 PC온라인 타이틀도 후보군에 오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중국의 판호(서비스 허가권) 발급 제한 역시 장기간 지속되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지원은 빈약한 실정이다. 지난해 3월 이후 국내 게임에 발급된 판호는 0건으로 사실상 중국으로의 수출길이 막힌 상태지만, 중국 게임사들은 국내 시장에서 활개를 치는 모습이다.더욱이 상당수의 중국 게임사가 무분별한 베끼기 행위에 나서는 상황에서 정부의 대응은 턱없이 미흡해 업계의 불만은 커져만 가고 있다.국내 최대 게임쇼로 불리는 '지스타(G-STAR)' 역시 올해 국내 게임사의 참여율은 상당히 저조했던 반면, 해외 게임사는 대규모 부스를 차리고 신작 공개 및 다양한 현장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국내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한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이와 관련해 지난달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체부 게임 산업 정책 평가 및 향후 정책방향 제시' 토론회에선 현 정부 및 문체부의 게임산업 정책에 대한 강도 높은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이 자리에서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은 "학계, 언론계, 산업계 등 관련업계 전문가 11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문체부의 게임산업 정책은 100점 만점으로 환산할 경우 44점에 불과했다"며 "게임산업에 대한 문체부의 전략과 정책적 방향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취임 1년 반을 맞는 도종환 문체부 장관 역시 지적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취임 당시 경기도 판교에 밀집해 있는 게임사들을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에 따라 업계 과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왔지만, 약속했던 정책 대부분이 시행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흘러 나오는 실정이다.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현 정부가 출범 이전 내보인 게임산업 진흥에 대한 열의는 현재 찾아볼 수 없는 상태이며, 주무부처인 문체부조차 게임 생태계 복구에 대한 의지가 없다"며 "정부 주요 관계자들의 머릿속에 아직까지도 게임이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정부가 앞세운 혁신성장 대상에서 게임산업은 철저히 배제된 모습"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