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보다 높은 영업익 증가율 불구 15분기 연속 순손실 이어가낮은 수익성에 재무안정성도 '불안'… "중장기 성장동력, 자본 확충 필요"
  • ▲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두산건설 본사. ⓒ성재용 기자
    ▲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두산건설 본사. ⓒ성재용 기자

    두산건설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4분기 이후 처음으로 전분기대비 증가세를 기록했다. 2016년 2분기 3000억원대로 매출이 고꾸라진 이후 뚜렷한 반등 계기가 없는 만큼 기저효과에 따른 '반짝' 상승세로 풀이된다. 실제 2015년 1분기 이후 이어진 순손실로 누적 손실만 1조원을 웃돈다.

    이어지는 부진으로 재무안정성도 불안하기만하다. 여기에 잇단 사업부 매각에 따른 중장기 성장동력 부재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22일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두산건설은 연결기준 3분기 매출 3493억원, 영업이익 125억원의 영업성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3분기보다 51.9% 뛰면서 경쟁사들 중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두산건설과 비슷한 규모의 건설사는 모두 7곳으로 △태영건설 △한신공영 △계룡건설산업 △한라 △코오롱글로벌 △아이에스동서 등이다. 이들의 영업이익 변동률은 평균 마이너스(-) 33.8%다.

    다만 비교 대상인 지난해 3분기가 2016년 4분기 158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은 뒤 가장 낮은 영업이익(824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기저효과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두산건설의 매출액은 7개사 평균 2200억원보다는 웃돌았지만, 지난해 3분기에 비해 7.07% 하락했으며 영업이익은 7개사 평균 314억원을 하회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3.58%로, 7개사 평균 6.25%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두산건설 실적의 70%가량을 차지하는 건축 부문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두산건설은 2011~2014년 두산메카텍(CPE) 합병과 두산중공업의 배열회수보일러(HRSG) 사업 현물출자, 렉스콘 사업 편입 등으로 건축-토목-플랜트(기자재 포함)가 적절하게 분산된 구조를 갖췄으나, 2016년 중 HRSG사업부와 CPE사업부 등을 매각하면서 매출구조가 건축BG와 토목환경BG로 재편됐다.

    그 중에서도 매출의 70%가량을 차지하는 건축 부문 매출이 지난해보다 2.33% 감소했다. 특히 민간건축 부문 매출이 7272억원에서 6893억원으로 5.21% 줄어들면서 건축 부문 영업이익도 33.6% 쪼그라들었다.

    올 상반기 일부 대형 현장이 마무리된 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한 △시흥대야 △광명16 △남양주묵현 등 다수의 주택 현장이 공사 초기단계로 매출 발생이 크지 않았다.

    토목환경 부문 매출 역시 12.4% 감소한데다 2년 연속 순손실(286억원, 251억원)을 기록하면서 영업성적에 보탬이 되지 않았다.

    두산건설 관계자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한 풍부한 매출 잠재력은 확보했으나, 상반기 대형 프로젝트 준공 영향으로 매출액이 감소했다"며 "9.13대책 영향으로 분양이 지연된 영향도 있지만, 수주잔액의 매출화가 본격화되면 연간 매출 및 영업이익 증가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 자료사진. 두산건설이 자체사업으로 진행한 '동탄신도시 두산위브'. ⓒ두산건설
    ▲ 자료사진. 두산건설이 자체사업으로 진행한 '동탄신도시 두산위브'. ⓒ두산건설

    부진한 영업성적뿐만 아니라 재무건전성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외형 및 현금창출력에 비해 차입부담은 여전히 과중한 수준이며 영업수익력 저하에 따라 금융비용 부담도 지속된다. 취약한 수익성과 높은 실적변동성으로 금융시장 접근성이 저하됨에 따라 차입구조가 단기화된 점도 재무안정성에 큰 부담이다.

    부채비율(224%)의 경우 경쟁사 평균 253%보다는 건전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지난해보다 40.1%p 늘어났다. 경쟁사들이 평균 0.57%p 증가한 것에 비하면 크게 나빠진 셈이다.

    특히 1년 내 만기 도래하는 총차입금과 PF우발채무는 전체 총차입금과 PF우발채무의 약 80%로, 단기 상환부담이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다.

    창원1공장, 두산큐벡스 잔여지분 및 회원권 등 자산매각을 통한 상당수준의 차입금 감축에도 잔여 차입금 중 제1금융권 차입금 및 PF론은 만기시점에 상환되고 유동화채무, CP(기업어음)차입금, 전자단기사채 등 상대적으로 만기가 짧고 차환위험이 높은 차입금으로 대체됐기 때문이다.

    실제 공사채권 유동화채무 4187억원이 3개월 단위로 차환 위험에 노출돼 있고, 지급보증이 제공된 PF사업장 관련 전자단기사채 2100억원은 3개월 이하 단위로 만기연장이 이뤄지고 있다.

    유동비율(59.3%)도 지난해보다 11.5%p 하락하면서 경쟁사 평균 변동률 -3.57%p보다 큰 낙폭을 기록, 7개사 평균 101%를 밑돌았다.

    수주잔액 규모가 경쟁사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미래 성장성을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두산건설의 경우 2017년 말 기준 공사잔량의 80.8%가 건축·주택 부문으로 구성돼 당분간 건축·주택사업 위주의 매출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3분기 수주잔액은 7조원어치로, 지난해보다 5.91% 증가했다. 잔액 규모는 경쟁사 가운데 가장 많으며 3분기 매출 기준으로는 5년 이상 먹거리로, 이 역시 경쟁사 평균 1.89년을 크게 웃돈다.

    수도권 외곽 및 지방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경기 둔화가 가시화된 만큼 공사비 회수 및 입주율과 관련한 사업변동 리스크를 품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장기 미착공 현장들의 사업들은 재차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권기혁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장기간 미착공 상태이던 울산대현 아파트 사업이 우수한 분양률에도 사업 지연에 따른 누적이자비용으로 1394억원의 충당금을 인식한 것을 고려할 때 미착공 사업장도 거듭된 착공 및 분양지연으로 사업수지가 훼손됐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미착공 사업장 관련 영업자산 손실가능성은 수익성에 중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잇단 사업부 매각으로 매출 구조가 단순화된 만큼 단기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때문에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가 절실한 것으로 판단된다.

    황덕규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건설 이외의 사업부문 매각은 회사가 직면한 만기도래 차입금 상환 및 유동성 확보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으로 판단된다"면서도 "건설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건설 이외 사업 부문 매각은 직접적인 매출 및 영업이익 창출력 저하요인이며 사업다변화 수준, 경기 민감도, 영업실적의 변동성 측면에서 회사의 산업위험 확대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SOC예산 축소, 민자사업 감소, 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른 사업물량 감소 및 경쟁 심화로 중장기 사업기반 확보에도 불확실성이 내재해 있다"고 덧붙였다.

    배영찬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도 "공공 부문의 비우호적인 사업 환경 지속과 주택경기 둔화로 큰 폭의 영업수익성 개선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금융비용 부담 또한 지속되고 있어 영업현금창출력은 저조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며 "사업부 매각을 수익기반이 축소되는 등 자산 매각만으로 수익구조 및 재무구조 안정화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본 확충과 같은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