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는 20~30% 감소하는데 소득총액의 GDP비중은 2060년부터 급증김광수 경제연구소 “KDI, 정부 눈치에 최근과 비슷한 경제성장율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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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의 국민연금 4차 재정추계 전망에서 사용된 KDI(한국개발연구원)의 거시경제 전망치가 설득력이 떨어진 장밋빛 전망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국민연금 운용수익률 역시 근거 없는 희망치라는 지적이다.

    26일 금융권 등 일부 경제전문가 사이에서 KDI에서 내놓은 실질성장률 전망이 2023년~2031년 이후에도 계속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는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KDI는 실질임금 상승률을 1.5% 수준으로 80년 동안 안정적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광수 경제연구소의 김광수 소장은 “인구감소로 1990년대 이후 제로성장과 디플레 압력이 지속되는 일본과 비교하면 이 같은 실질성장률 전망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일본은 인구감소가 시작된 1990년부터 명목임금 상승률이 거의 0%였다”고 지적했다.

    KDI는 연금보험 지급 기준과 대상 모두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연금보험료 부과기준이 되는 소득총액 역시 인구감소가 시작되는 2030년 이후부터 증가속도가 더 가속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금보험료 부과대상이 되는 소득총액의 GDP(국내총생산)비중도 2016년 이후 갑자기 높아지기 시작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명목GDP도 2060년부터 갑자기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명목 GDP 증가 이상으로 소득총액이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인구가 현재보다 20~30% 감소한 2060년부터 소득총액의 GDP 비중이 급증하는 게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김광수 소장은 “KDI의 경제성장률 전망은 대충 짐작의 어림치를 제시한 것으로 인구감소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반영하려면 1인당 GDP와 총인구 수로 분해를 해야 한다”며 “KDI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제시하면 정부나 청와대로부터 질타를 받을 수 있어 최대한 최근 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는 식으로 전망치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4차 연금 재정추계에서 운용수익률이 4%대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근거 없는 가정이라는 비판이다.

    실제로 모든 투자자산의 수익률이 하락세 기조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에게 피난처가 없어지는 형국이다. 자산가격이 높아진다는 것은 미래 투자수익률이 낮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국고채 수익률 역시 2007년 5%를 넘었지만 작년만 보더라도 2% 전후로 떨어진 상태다. 1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도 1980년 이후 하락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나 여러 선진국에서 저금리와 투자수익률 하락 기조는 고착화 되고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연금 운용수익률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김광수 소장은 “4차 재정추계 전망에서 적립금이 2042년에 고점에 도달한 후 2057년 고갈된다고 전망했는데 이것은 2042년부터 보유한 주식이나 채권 등을 매각한다는 것”이라며 “보유자산 매각이 시작될 때 운용수익률이 지금과 비슷한 4%대를 유지한다고 보는 것은 바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이어 “5차 재정추계 전망 때 또다시 적립금 고점과 고갈 시기가 앞당겨지게 될 것”이라며 “국민연금 4차 재정추계 전망은 통계청의 낙관적인 인구추계 전망과 KDI의 비현실적 거시경제 전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어처구니없는 결과”라고 혹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