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등 중견 7개사, '영업이익률-수주 증가율' 우위유동비율. 부채비율, 잠재 리스크 등 안정성 대형 5개사 높아업황 부진 시기 도래… 중견사들, '재무건전성' 보강 댚=책 관심 집중
  • ▲ 자료사진.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 ⓒ성재용 기자
    ▲ 자료사진.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 ⓒ성재용 기자

    3분기에도 중견건설사들의 영업성적 호조가 이어졌다. 상장 중견건설 7곳의 영업이익률이 비상장 대형건설 5곳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주 증가율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이면서 당분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무안정성 측면에서는 규모가 작은 중견사들이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나 업황 부진 시기가 도래한 만큼 추가적인 재무개선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27일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비상장 대형건설 5개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5.66%로, 지난해 3분기 3.20%보다 2.46%p 증가했지만, 여전히 상장 중견건설 7개사 평균 6.25%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장 대형사 다섯 곳은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SK건설, 한화건설이며 상장 중견 7개사는 △태영건설 △한신공영 △두산건설 △계룡건설산업 △한라 △코오롱글로벌 △아이에스동서 등 시공능력평가액 1조5000억원 이상 건설사다.

    12개사 가운데 태영건설이 12.4%의 이익률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태영의 경우 최근 4년간 이어진 분양시장 호황을 고스란히 누린 건설사로 꼽힌다. 경남창원 유니시티, 전북전주 에코시티 등 개발사업에 적극 참여하면서 높은 수익을 올렸다.

    이익률 2위에 랭크된 롯데건설(9.18%)도 '롯데캐슬'을 앞세운 주택사업의 성황으로 높은 성적을 기록했으며 이어 현대ENG(8.73%), 계룡건설(6.35%), 아이에스동서(6.08%) 등이 12개사 평균 이익률 5.85%를 상회했다.

    충남 아산시 '아산배방 펜타포트' 프로젝트의 중단에 따른 일회성 손실이 반영된 SK건설은 0.18%를 기록, 12개사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태영건설을 비롯해 한신공영, 한라, 아이에스동서 등은 부동산경기 호황으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면서 자체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새로 작성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수주잔액 증가율도 중견 7개사가 높은 것으로 분석되면서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비상장 대형 5개사의 수주액은 모두 128조원으로 지난해 3분기 123조원에 비해 4.06% 늘어났다. 3분기 기준 매출액 6조9549억원에 비해서는 약 18개 분기의 먹거리가 남은 셈이다.

    반면 상장 중견 7개사의 수주액은 23조원에서 26조원으로 13.7% 증가했다. 매출 규모가 절반 수준에 불과한 만큼 규모 기준으로는 비교가 안 되지만 증가율 기준으로는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3분기 기준 상장 중견 7개사의 매출액은 3조5170억원으로 대형 5개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실제 아이에스동서의 경우 지난해보다 2.81배 증가하면서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코오롱글로벌 68.1%(2위), 계룡건설 13.3%(4위), 두산건설 5.91%(6위) 등 중견사들이 평균 5.61%를 웃돌았다. 대형 5개사 중에서는 포스코건설 16.9%(3위), 현대ENG(5위) 10.0% 두 곳이 평균 이상 증가율을 보였다.

    매출액 대비 잔액 규모도 중견 7개사(7.56분기)의 경우 1.87분기 늘어난 반면 대형 5개사(18.4분기)는 0.23분기 줄어들었다.

  • ▲ 자료사진. 인천 검단신도시 택지 조성 현장. ⓒ성재용 기자
    ▲ 자료사진. 인천 검단신도시 택지 조성 현장. ⓒ성재용 기자

    이처럼 이익률이나 수주 증가세 등 외형 면에서는 중견사가 선전을 하고 있지만, 재무 측면에서는 대형사들이 더 안정화됐다.

    대형 5개사의 유동비율은 137%로 지난해 3분기 127%에 비해 9.14%p 증가했으며 부채비율은 163%에서 151%로 11.2%p 개선됐다.

    반면 중견 7개사는 부채비율의 경우 0.57%p 증가하면서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으나, 유동비율이 3.57%p 감소하면서 건전성이 낮아졌다.

    현대ENG가 유동비율 191%(+7.82%p), 부채비율 81.1%(-8.64%p)로 12개사 중 가장 우수한 재무성과를 기록했으며 한라의 경우 유동비율 54.0%(-21.0%p), 부채비율 638%(+176%p)로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12개사 평균 유동비율은 119%, 부채비율은 255%인 것으로 집계됐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대형사들의 경우 중장기 전망을 대비한 유동성 확보와 부채 감축 기조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었던 반면 중견사들은 주택경기가 꺾이기 전에 사업을 도모하려고 용지를 매입하는 등의 투자활동을 벌이면서 재무안정성이 흔들리는 것 같다"고 판단했다.

    실제 아이에스동서의 경우 개발사업 등을 위한 보유용지가 3분기 3746억원 규모로 지난해에 비해 98.4% 급증했으며 한신공영도 1817억원에서 3032억원으로 66.8% 늘어났다.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대형 5개사가 더 나은 성과를 보였다.

    건설업계 대표적인 잠재 리스크인 미청구공사액의 경우 대형 5개사는 15.6% 줄인데 반해 중견 7개사는 7.54% 늘어났다.

    한화건설이 1년 만에 3529억원어치 미청구공사액을 덜어내면서 마이너스(-)55.7%의 변동률로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태영건설의 경우 3000억원가량 늘어나(235%)면서 리스크가 확대됐다.

    매출채권도 대형 5개사가 22.6% 늘이는 사이 중견 7개사는 7.15% 줄이는데 그쳤다. 롯데건설이 622억원으로 지난해의 절반을 덜어낸(-49.0%) 데 반해 계룡건설은 41.1% 증가하면서 부담이 늘어났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중견사의 이익률이 높게 나타나는 것은 실적변동성이 그만큼 높다는 것으로, 대형사의 경우 한 프로젝트가 더뎌지거나 무산되더라도 완충할 수 있는 능력이 되지만, 중견사는 호실적을 이어가다가도 이어지는 프로젝트가 없으면 매출 공백을 고스란히 체감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외부 여건으로 영업성적과 재무성과가 두드러지게 움직일 수밖에 없는 구조인 만큼 금융권이나 투자업계에서도 높은 신용도를 확보하지 못해 외부자금 조달 역시 힘들다"며 "업황 부진 시기가 도래한 만큼 중견사들도 유동성 확보, 부채 감축 등 내실을 다져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