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금리인상 횟수 조정에도 증시 하락세 한국 포함 신흥시장에 부정적 영향 관측 나와
  • ▲ 제롬 파월 연준 의장. ⓒ 연합뉴스
    ▲ 제롬 파월 연준 의장. ⓒ 연합뉴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재차 인상하면서 한미간 금리 역전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

    이에 우리 증시를 포함한 신흥국 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FOMC는 지난 1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2.25~2.50%으로 현행 대비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한미간 금리 역전 폭은 0.75%포인트로 다시 벌어졌다. 

    반면 내년도 금리인상 횟수는 2회로 낮췄다. 연준은 점도표에서 내년 기준금리 전망으로 지난 9월 제시한 수치인 3.1%을 2.9%로 하향 조정, 2차례 추가 인상을 예고한 것이다. 2020년과 2021년 전망도 3.4%에서 3.1%로 내렸다.

    인상 횟수 조절에도 증시는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뉴욕 증시에서 S&P500와 다우 지수는 –1.5%, 나스닥은 –2.2% 하락한 것이다.

    통상 한미 기준금리는 2007년 이후부터 10여 년 간 한국이 더 높은 금리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올 3월 미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11년만에 금리가 역전된 이후로 점차 폭이 넓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의 금리가 과도하게 인상될 경우 외국인 투자금 유출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시장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다시 높아졌다.

    실제 미국의 금리인상 발표 직후 20일 코스피도 하락 출발하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14포인트(0.73%) 내린 2063.70에 개장했다. 코스닥도 4.34포인트(0.65%) 내린 667.74포인트로 하락 출발했다.

    시장은 금리 인상과 함께 성명서의 문구에도 주목했다. 미 연준은 성명서를 통해 “글로벌 경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will continue to monitor global economic and financial developments and assess their implications for the economic outlook)”이라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이 성장률 둔화를 언급한 발언 이후로 글로벌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는 점도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금리 인상이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증시에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의 실물지표 둔화와 글로벌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미국 금리 절대 레벨이 상승하는 점은 신흥국에게 부담”이라며 “예고된 미국 금리인상에도 이머징 주식시장은 횡보 내지는 기간 조정의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9년 한국 기업이익의 감소 가능성도 감안할 때 주식시장은 하단이 상승한 박스권 흐름을 예상한다”며 “미중 무역분쟁 완화와 중국의 부양책에서 기회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미국‧글로벌 경기우려에 따른 글로벌 증시의 단기 충격은 불가피하다”면서도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안도감, 불확실성 변수 완화를 볼 때 경기에 대한 우려감을 제어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정상화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은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며 “미국 금리인상 사이클이 조기 종료될 경우 시장은 경기 둔화/약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안전자산 강세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2019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 위기’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내비쳤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단기적으로 하락 리스크가 높아진 것이 분명하다”며 “단기적인 하락 후 또다시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단기 하락 후 낮아진 금리 레벨로 성장주의 매력이 가치주 대비 상대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증시가 안정된 후 모멘텀이 나타날 수 있는 업종과 스타일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