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사장 내정자, 알리안츠생명·ING생명 수장 시절 구조조정 칼 빼들어 노조와 대립
  • ▲ 정문국 신한생명 사장 내정자.ⓒ오렌지라이프생명
    ▲ 정문국 신한생명 사장 내정자.ⓒ오렌지라이프생명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이 신한생명 수장으로 내정되면서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 조짐이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자본확충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오렌지라이프와의 통합 시나리오를 고려해 인력 감축 및 재배치가 본격화 될 것이란 분석이다. 

    정문국 사장 내정자는 ‘직업이 CEO(최고경영자)’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여러 회사의 수장 자리를 거쳤다.

    지난 2007년 ABL생명(옛 알리안츠생명) 대표이사 사장, 2013년 처브라이프생명(옛 에이스생명) 대표이사 사장직을 역임하고 2014년부터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대표이사 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 내정자는 ‘구조조정 전문가’로도 불린다.  

    알리안츠생명 사장 시절인 2008년 영업력확대를 위해 성과급제 도입을 추진하면서 노동조합이 장기파업에 돌입하자 파업에 참여한 지점장 99명을 해고하고 파업 참가자 500여명을 대상으로 직장폐쇄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2008년 말 알리안츠 노조가 회사의 성과급제를 수용한 이후에야 지점장 90여명을 복귀시켰다는 후문이다. 

    2014년에는 ING생명 사장으로 취임한 후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아 18명의 임원을 포함한 부서장급 이상 임직원 50여명을 정리하고 조직개편을 통해 중복 부서를 통폐합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당시 희망퇴직을 통해 전체 직원의 30%에 해당하는 270명의 직원을 줄이겠다는 구조조정을 통보하고 150여명의 직원을 내보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 인수에 따른 향후 통합 작업을 염두에 두고 정 사장을 투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에 강경 대응해 성과를 냈던 정 사장이 신한생명 수장을 맡으면서 대규모 구조조정 프로젝트를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신한생명은 최근 근속 20년 이상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으며, 10여명 가량만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생명 임직원수는 올해 9월 말 기준 1297명이다. 최근 희망퇴직 과정에서 퇴직위로금 규모는 월급의 최대 42개월분에 자녀 학자금(중학생 이상 1000만원) 등 파격 조건이 제시됐으며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향후 정 사장 체제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보험업계는 2022년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앞서 위기 대응 전략을 짜고 있다. 신한생명도 오렌지라이프 통합이 2~3년 이내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문국 사장이 CEO를 맡았던 회사들은 구조조정과 성과중심으로의 조직개편 이슈가 있었다"며 "오렌지라이프와의 통합에 앞서 대규모 인력 조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1일 신한금융은 임시 이사회 및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이하 자경위)를 열어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을 신한생명 사장 후보로 추천했으며 적합성 여부를 검증한 뒤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 신한생명 정문국 사장 후보자의 임기는 2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