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짓연구소', 재능기부·협업으로 새로운 아이디어 발굴해 프로젝트 진행"우리만 할 수 있는 유의미한 프로젝트로 사회에 긍정의 힘 전하는 것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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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홍기획, SM C&C, 이노션 등 국내 전·현직 광고전문가들이 '딴짓'을 위해 뭉쳤다. 재능기부와 협업 형태로 의미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사회에 긍정의 힘을 전하기 위해 '딴짓연구소'를 차린 것.
뉴데일리경제는 최근 '딴짓연구소'의 연구원들을 만나 이들이 벌이고 있는 '딴짓'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10여명의 광고전문가들로 구성된 '딴짓연구소'는 이윤이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무엇인가 의미있는 '딴짓'을 해보기 위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모임이다. 대홍기획, SM C&C, 이노션, 서울비전, 대학내일연구소 등 다양한 광고전문가들이 자투리 시간을 쪼개 머리를 맞댔다.
야근과 밤샘을 밥 먹듯 해 오던 광고실무자들이 현업을 벗어나 각자가 원하는 '딴짓'을 한다는 아이디어 자체만으로 마음이 통했다. '딴짓'을 하면서 현업에서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승준 딴짓연구소 소장(SM C&C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은 "광고대행사 실무를 10년 넘게 해 오면서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찾아서 하는 것에 대한 갈망이 늘 있었다"며 "자유시간에 편하게 만나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면서 그러한 스트레스들이 해소되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스스로 발굴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다른 의도없이 순수한 열정만으로 이뤄냈다는 것이 뿌듯했다"며 "주변에서 다양한 광고 관계자들이 우리의 의도에 공감해주고 물질적, 정신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줘서 큰 힘을 얻었다"고 전했다. -
정현철 작가는 제일기획 퇴사 후 광고제작사와 미술학원을 운영하던 중 49세의 나이에 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이후 그는 사업체와 신변정리를 하고 버려진 상자를 모아 작품을 만드는 업사이클링 아티스트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딴짓연구소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정 작가를 응원하고 아트 에세이 '희망은 버려지지 않는다' 출판을 돕고자 첫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
텀블벅을 통해 진행된 정현철 작가의 크라우드 펀딩은 목표 금액을 넘어 104%(575만4000원)를 달성했으며 이를 통해 출간된 책은 서점에서도 판매할 예정이다.
정 작가는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미국 서부의 최대 아트페어 행사인 'LA ART SHOW'에 수퍼 스타 마이클잭슨의 두상(작품명 뷰티플 빌리 진)을 출품하는 등 해외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전 HS애드 카피라이터 출신인 이안서경 스토리램프 대표는 "정현철 작가가 만든 작품 붕어를 보고 모두 큰 감동을 받았다"며 "단순히 정 작가를 돕는 취지가 아니라 그의 작품 세계를 응원하고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얻게 되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해 준 사람들은 지인보다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좋은 취지를 갖고 뜻을 모으니 사람들이 그것을 알아주는 듯한 느낌이 들어 정말 뿌듯했다"고 전했다.
한근조 대홍기획 수석은 "딴짓연구소 사람들 모두 정현철 작가의 작품에 공감하고 거기서 힘을 얻었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어서인지 만성적으로 앓던 두통이 사라지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딴짓연구소 멤버들은 각기 개성도 다르고 목표도 다르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서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며 "다음번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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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짓연구소는 정현철 작가의 아트 에세이 출간에 이어 두번째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정 작가의 대표 작품 중 하나인 '붕어'를 활용한 국내 전시회를 기획할 계획이다.
아직 기획 단계지만 정 작가의 작품을 의미있는 곳에서 전시하는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두만강문화관광축제와 같은 지역 예술 축제와 연계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이안서경 대표는 "첫번째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 이후 좋은 뜻을 모으면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고 무언가 의미있는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며 "각자의 자리에서 좋은 의도를 갖고 딴짓을 하다보면 우리처럼 무언가 좋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승준 소장은 "딴짓연구소는 어떤 거창한 일을 하는것보다 내 주변에 있는 소소한 일들에서 더 많은 의미를 찾고자 하는 방향성을 갖고 있다"며 "유행하는 트렌드나 플랫폼에 의존하기 보다 우리만의 방법으로 우리만 할 수 있는 의미있는 딴짓을 계속해서 발굴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근조 수석은 "딴짓연구소는 사회에 긍정적 영향과 긍정적 메시지를 줄 수 있는 그런 모임이 되는 것을 소망한다"며 "좋은 뜻을 가진 광고인들에게 딴짓연구소는 늘 열려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