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이익 증가세… 지분법이익도 덩실배당 기대 불구 국민연금 경영권 침해 걱정은 여전"
  • ▲ 서울 종로구 소재 대림산업 본사. ⓒ이성진 기자
    ▲ 서울 종로구 소재 대림산업 본사. ⓒ이성진 기자
    대림코퍼레이션이 대림산업에 대한 지분법이익에 힘입어 순이익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대림산업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의결하면서 배당금 수취 확대까지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행사할 경우 사업구조 슬림화를 강행하는 등 '경영권 침해'를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지난해 4분기 매출 2조5252억원, 영업이익 175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4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3.3% 감소하지만 영업이익은 91.8% 증가한 수치다.

    플랜트 부문의 매출 감소로 외형은 축소되고 있지만 해외 현안프로젝트가 마무리에 접어들고 있고 주택 부문의 안정적 이익이 지속되고 있다는 전망이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반적으로 수주 부진에 따른 플랜트 부문과 주택 매출 감소 기조가 지속되고 있지만, 전년동기 발생한 평택 국제대교를 비롯한 토목 원가율 악화 요인이 소멸되는 등 이익 개선은 유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4분기 실적이 추정치대로 나온다면 대림산업은 지난해 연간 매출 10조8124억원, 영업이익 8519억원을 기록하게 된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12.3%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56.1% 증가한다.

    대림산업의 영업이익 개선에 따라 지주회사 대림코퍼레이션의 재무구조 개선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림코퍼레이션은 대림산업의 지분 21.6% 보유한 최대주주로, 대림산업 지분법손익을 통해 순이익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대림코퍼레이션은 2014년 순손실 1145억원을 기록한 후 △2015년 38억원 △2016년 718억원 △2017년 1568억원 등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 기간 지분법이익도 ▲2015년 378억원 ▲2016년 503억원 ▲2017년 994억원 등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 누계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2.9% 감소한 889억원에 그쳤지만, 지분법이익이 19.5% 증가한 1301억원을 기록하면서 순이익도 10.5% 증가한 1708억원을 누적했다. 지분법이익 증가에 힘입어 4년째 순이익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지분법이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회사는 대림산업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발생한 지분법이익 가운데 대림산업 비중은 96.2%에 달했다.

    대림산업 덕에 현금 보유량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대림코퍼레이션의 보유 현금은 2012년 278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3분기 기준 1435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재무구조 개선도 탄력을 받고 있다. 유동자산의 지속 증가로 유동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26%를 기록, 전년 같은 기간보다 31.6%p 상승했으며 부채비율은 5.26%p 감소한 92.8%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대림코퍼레이션의 신용등급 전망도 최근 'A(안정적)'에서 'A(긍정적)'으로 변경됐다.

    원종현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순이익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림산업은 안정적인 사업포트폴리오와 제고된 수익성, 재무구조 개선 추세, 우수한 경기대응능력 등을 갖추고 있어 향후에도 대림코퍼레이션 지분법이익 창출에 긍정적인 기여를 지속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림코퍼레이션이 받는 배당금의 확대도 기대되고 있다. 대림코퍼레이션이 대림산업으로부터 수취하는 배당금은 연간 22억원 수준이다.

    앞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해 7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의결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들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지침으로, 능동적인 주주권 행사와 사회책임투자를 확대해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고 투자위험을 최소화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해를 충족시키는 것이 목표다.

    최근 국민연금이 대한항공과 한진칼을 대상으로 주주권 행사에 나선 가운데 다음 주자로 대림산업이 언급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대림산업 지분 12.7%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실제로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의결한 7월30일 대림산업의 주가는 7만7300원에 머물렀지만, 지난 22일 종가는 29.1% 증가한 9만9800원에 마감됐다. 이는 배당확대 기대감에 따른 주가 반등으로 풀이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함에 따라 중점적으로 지배구조 개선과 배당확대를 요구할 것"이라며 "대림산업의 경우 2017년 배당성향을 기존 4.4%에서 7.9%로 상향하면서 주당 배당금을 300원에서 1000원으로 올렸지만, 여전히 배당성향이 낮을 뿐만 아니라 순이익 증가로 인한 상승여력도 충분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될 경우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면 정부가 국민연금을 통해 사외이사 등 인사에 개입하고 주요 사업과 투자에 간섭할 여지가 있다. 대림산업의 경우 대림코퍼레이션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이 23.1%에 불과하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림산업은 문어발식 확장을 통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스튜어드십 코드가 발현되면 기업분할, 비핵심자산 매각 등을 통한 사업구조 슬림화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