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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방위가 최근 KT에서 KT스카이라이프를 분리하기 전까지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보인 가운데, SK텔레콤의 딜라이브 인수에 다시금 힘이 실리고 있다.
그동안 케이블 업계 3위 딜라이브 인수를 놓고 SK텔레콤과 KT가 치열할 인수 경쟁을 펼쳐왔는데, 업계는 딜라이브가 불안정한 KT와 협상을 진행해 힘을 빼기보다 위험요소가 적은 SK텔레콤과 협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과방위의 'KT-스카이라이프' 분리 발언 관련해 업계는 사실상 합산규제 재도입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이란 분석이다. KT가 어렵게 계열사로 만든 스카이라이프를 다시금 분리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KT 측도 지분 매각 혹은 계열분리 보다는 스카이라이프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노력한단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KT의 딜라이브 인수에 제동이 걸리는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딜라이브 입장에서보면 합산규제 이슈로 KT 인수 여부가 불안정한 상황 속 KT와 물밑협상으로 힘을 빼기보다, SK텔레콤과의 인수 협상이 더 효율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를 결정하는 과방위가 법안소위서 결정 여부를 계속 미루고 있어 그 시기를 알수 없는데다,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의 합병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후문이다.
특히 SK텔레콤이 올해 자사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 '옥수수'를 SK브로드밴드에서 분사해 자회사로 옮길 것으로 예측, SK텔레콤에 매각될시 미디어 시너지 효과가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올들어 OTT로 지상파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플랫폼 '푹(POOQ)'의 지분 30%를 인수, 옥수수와의 시너지를 통해 '한국판 넷플릭스'로 정부지원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합산규제 재도입 분위기를 타고 기존 KT에 대한 매각을 반대한 딜라이브 노조 측이 추가적인 반대 입장을 펼치며 인수 움직임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단 우려도 나오고 있다.
희망연대노조 딜라이브지부는 그간 성명서 등을 통해 "KT는 딜라이브 인수합병 뒤 또다시 노동자 고용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기업으로 케이블방송 인수전에 뛰어들 자격이 없다"며 매각 반대 의사를 지속적으로 내비췄다.
해당 노조 측은 "과거 KT는 대규모 명예퇴직사례가 있다. 2003년 5500여명, 2009년 5900여명에 이어 2014년에도 8300여명의 직원을 퇴출시켰다"며 "변화와 개혁 과정 없이 몸집만 불리게 되는 KT의 인수합병은 노동자·시민·이용자의 저항만 불러일으킬 것"이란 입장이다.
또 여전히 맥쿼리와 SK텔레콤이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SK텔레콤과 호주계 사모투자펀드(PEF)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MIRA-Macquarie Infrastructure and Real Assets)은 최근 ADT캡스를 인수한데 이어, 국내 최초 '휴대폰 리스' 사업을 추진 중이다. 때문에 맥쿼리 그룹이 딜라이브 지분을 약 30% 가지고 있어 SK텔레콤의 딜라이브 인수 가능성에 힘이 지속해 실리고 있다.
지난 2007년 당시 바이아웃 등을 단행하는 맥쿼리그룹내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운용(맥쿼리PE)이 주체가 되어 딜라이브(당시 씨앤앰)의 2대 주주인 골드만삭스가 내놓은 지분 30.48%를 9억7000만 달러에 매입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과방위가 합산규제 재도입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그간 KT와 인수 전에 나선 기업들이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다음번 열리는 과방위 합산규제 논의 때도 관련 결론이 나지 않으면, KT에 등을 돌리는 미디어 업체들의 움직임이 가시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