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캐시카우 ‘유화’, 인도네시아 중심으로 현지 진출 가속도인도 국영석유회사 ‘OPAL’ 인수작업… “아직 확정된 건 없다”
  • ▲ 오성엽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실장 사장. ⓒ롯데
    ▲ 오성엽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실장 사장. ⓒ롯데
    오성엽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실장(사장)이 유화 계열사가 동남아시아 진출의 핵심이라고 꼽았다. 중국 대안으로 낙점한 동남아 공략에서 유화 계열사들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강조한 것.

    28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김현철 신남방특별위원장을 초청해 ‘CEO 조찬간담회’를 개최했다.

    오 사장은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와 만나 “올해 역시 유화 계열사를 중심으로 인도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사업 확장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화 계열사가 그룹의 ‘캐시카우’인 만큼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역시 해당 분야를 중심으로 현지 진출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동남아는 롯데 유화계열사의 글로벌 전진기지다. 지난 2010년 말레이시아 최대 석유회사 LC타이탄을 1조5000억원에 인수해 현지 진출에 나섰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에서 대규모 유화단지를 건설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자바 반텐주에서 대규모 유화단지 기공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신동빈 회장과 아이르랑가 인도네시아 산업부 장관, 토마스 투자청장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당시 신동빈 회장은 “유화단지 프로젝트를 계기로 인도네시아에 대한 투자를 적극 확대하고 함께 성장하기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며 “롯데와 인도네시아는 서로 잠재력을 키워줄 수 있는 좋은 친구”라고 강조했다.

    롯데는 기공식을 계기로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해 납사크래커와 하류부문 공장 등 대규모 유화단지를 건설해, 오는 2023년부터 상업생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기본설계를 마친 상태로 올해 중 건설사 등과 협상을 완료한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동남아에 이어 인도에서도 유화 계열사 관련 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 국영 화학회사 ‘OPAL’의 경영권 인수전에 참전했기 때문이다.

    OPAL의 기업가치는 약 2조원으로 롯데 측은 이미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올해 초 결정될 전망이다.

    오성엽 사장은 “OPAL과 관련된 인수 작업은 진행 중”이라며 “그러나 아직 특별하게 정해진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최근 동남아 사업진출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 집중돼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한 유화계열사가, 베트남에는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유통 계열사를 중심으로 16개 기업이 진출해있다.

    베트남 현지에 있는 롯데 임직원은 1만1000여명에 달한다. 롯데가 최근까지 베트남에 투자한 금액은 약 2조원이다. 특히 롯데마트는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기업이다. 지난 2008년 호치민에 ‘남사이공점’을 오픈해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롯데마트는 현재는 호치민을 비롯해 다낭과 나트랑 등에서 13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2020년까지는 지점 숫자를 약 90개로 늘릴 계획이다. 특히 대형점포 형태를 포함해 중형 점포와 미니마트 등의 출점도 고려하고 있다.

    한편, 오성엽 사장은 이날 신남방정책뿐만 아니라 북한과 러시아 등 북방 지역에 관련된 의견도 내놨다. 그는 지난해 6월 신설된 ‘북방TF’의 수장을 맡고 있다. 해당 TF는 북한과 러시아 연해주, 중국 동북3성 등 북방 지역에 관한 연구와 협력사업 추진을 맡고 있다.

    오성엽 사장은 “현재 러시아 지역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북한 경제제재가 아직 풀리지 않아, 내부적으로 계획을 짜놓고 검토만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