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경영' '실용주의 리더십' 성과매출 38%↑, 영업익 44%↑, 시총 75조↑가전 2년 연속 1위… 전장·배터리 본궤도ABC 급물살… 국내 100조 투자 빅스텝 성큼
  • ▲ 구광모 LG그룹 회장(앞줄 오른쪽에서 세번째)이 미국 테네시에 위치한 LG전자 생활가전 생산공장을 찾아 스마트팩토리 기술이 적용된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LG
    ▲ 구광모 LG그룹 회장(앞줄 오른쪽에서 세번째)이 미국 테네시에 위치한 LG전자 생활가전 생산공장을 찾아 스마트팩토리 기술이 적용된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LG
    구광모 회장 취임 6년 차를 맞는 LG그룹이 주력사업은 물론 전장·배터리 부문에서도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고 있다. 장기적 안목으로 사업 재편을 추진해온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뚝심 경영’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LG는 구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미래 먹거리인 ABC(AI·인공지능/Bio·바이오/Cleantech·클린테크) 분야에서도 글로벌 넘버원 도약을 정조준하고 있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포털에 따르면 2018년 123조원이었던 LG그룹의 공정자산 총액은 올해 5월 기준 178조원으로 증가했다. 6년 새 순자산이 55조원이나 늘어난 것으로, 단순계산으로 1년간 9조원씩 자산이 증가한 셈이다. 2018년 82조원이었던 LG그룹 12개 계열사 시가총액도 전날 11개 계열사 기준 157조로 75조원 이상 늘었다. 

    구 회장 취임 후 LG그룹은 꾸준한 양적·질적 성장을 이뤄오고 있다. 그가 지난 2018년 6월 취임 이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비핵심·부진 사업을 줄이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배터리·자동차 전장 등 성장동력을 강화해온 덕이다. 그가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던 ‘차별화된 고객가치’ 실현을 위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LG는 2019년 LG전자 연료전지 사업과 수처리 사업, LG디스플레이 조명용 OLED, LG유플러스 전자결제 사업을, 2020년에는 LG화학 편광판 사업을 정리하거나 매각했다. 2022년에는 LG전자의 휴대폰 사업(MC사업본부)을 철수하며 사업을 정비했다. 구 회장의 합리적 실용주의와 과감한 결단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선택과 집중에 힘입어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도 잇따라 신기록을 경신했다. 2019년 138조1508억원이었던 LG그룹 7개 상장사 (㈜LG·LG전자·LG디스플레이·LG화학·LG생활건강·LG유플러스·지투알)의 매출액은 지난해 189조9796억원으로 5년간 37.5%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조6341억원에서 6조6683억원으로 43.9%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LG전자 H&A(생활가전)사업본부의 연간 매출은 처음로 30조원을 돌파한 30조139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월풀의 194억5500만달러(한화 25조9000억원) 성적을 5조원 이상 앞선 규모로, 2년 연속 세계 1위다. 
  • ▲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로봇 개발 스타트업 '피규어 AI'에 방문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LG
    ▲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로봇 개발 스타트업 '피규어 AI'에 방문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LG
    구 회장은 선택과 집중을 바탕으로 일찌감치 10년 이후 LG를 책임질 수 있는 미래 사업에도 공을 들여 왔다. 구 회장의 선구안을 증명한 사업은 전장이다. 그는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하는 대신 전장 사업을 계열사 맏형격인 LG전자의 미래 사업으로 전면에 내세웠다. 

    LG전자의 전장 부품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액 10조1476억원, 영업이익 1334억원을 기록했다. 출범 10년 만에 매출액 10조원을 넘겼고, 실적 공시를 시작한 2015년 이후 8년 연속 성장을 이뤄냈다.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까지 증가했다.

    전장부품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은 별도의 수주 잔고를 공개하지 않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세 회사의 수주잔고가 2025년 2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구 회장의 선구안으로 몇 년새 LG그룹의 자동차 사업 내 입지는 막강해졌다.  미국의 유력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랜드는 지난 3월 ‘올해 자동차 업계 인물 50인’에 구광모 회장을 뽑기도 했다. 모터트렌드는 지난해 구 회장을 20위로 선정했는데, 올해는 열 계단이나 상승한 10위로 뽑았다. 

    그는 2022년부터는 그룹 차원의 AI연구 허브로 설립된 LG AI연구원, 바이오 분야 연구개발이 한창인 LG화학 오송 생명과학본부, 클린테크 관련 기술을 연구하는 마곡 LG화학 연구·개발(R&D) 연구소 등을 잇달아 방문하며 ABC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작년 8월에는 미국 보스턴과 캐나다 토론토를 방문해 AI·바이오 산업을 점검하며 “그룹의 성장사를 돌이켜보면 LG는 늘 10·20년을 미리 준비해 새로운 산업을 주도해 왔다”면서 “바이오·인공지능(AI) 등이 지금은 비록 작은 씨앗이라도 꺾임 없이 노력하고 도전해 나간다면 LG를 대표하는 미래 거목으로 성장할 수 있다. ‘LG의 미래를 만든다’라는 자부심을 지니고, 집요하게 실행해 가길 기대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작년 연말 인사를 통해 세대교체를 이뤄낸 구 회장은 젊은 인재들과 함께 100년 기업을 정조준하고 ABC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빅스텝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올해 3월 진행된 정기 주주총회 자리를 통해 2028년까지 향후 5년간 국내에 약 10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구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ABC와 같은 미래기술과 배터리,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성장 분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한 것이다. 투자 재원의 55%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해 국내를 핵심소재 연구개발과 스마트팩토리 핵심기지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구 회장은 지난 17일부터 사흘간 10개월 만에 미국 테네시와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북미 현지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ABC 분야에서의 미래준비 현황을 직접 챙기기도 했다. 구 회장은 취임 이듬해인 2019년을 시작으로 코로나 팬데믹 기간인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고 매해 북미 시장을 찾아 현장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은 故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갑작스럽게 회장에 올랐음에도 특유의 실용주의 리더십으로 빠르게 조직을 안정시켜 성장을 이끌어 왔다”면서 “고무적인 점은 주력 사업외에도 육성해온 배터리·자동차 전장·OLED 등 사업이 한 단계 도약하며 성장해 가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AI·바이오·클린테크 등 새로운 분야에서 도전을 이어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