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차례 편지로 경영복귀 피력… 한일 분리경영 주장롯데 “공사 구분하지 못하는 행동”… 기업 이해도 부족 지적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롯데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롯데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최근 경영복귀 의지를 재차 피력함에 따라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진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최근 신동빈 롯데 회장에게 수 차례 편지를 보내 경영복귀 의지를 내비쳤다.

    그가 보낸 편지는 총 5통으로, 골자는 신동빈 회장과의 화해다. 수년간 지속된 경영권 분쟁을 멈추고 화해를 통해 한국·일본 롯데의 경영권을 분리해 각자 맡자는 것.

    반면 롯데는 신동주 전 부회장의 행동은 ‘동기’ 자체가 불순하다며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화해 시도 자체를 ‘보여주기식’으로 활용해 경영복귀에 대한 포석을 깔고 있다는 것이다.

    롯데 관계자는 “가족의 얘기를 공공연하게 알리는 것은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행동”이라며 “또 한국과 일본의 경영권을 형제끼리의 대화로 나누자고 하는 것은 기업에 관한 이해가 부족해 나타나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기업은 상법 절차에 따라 움직이는 조직이다. 개인의 의지로 좌지우지되는 집단이 아니기 때문에 신동주 전 부회장의 행보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신 전 부회장이 주총에서 본인의 입장을 밝히고 주주들의 동의를 얻는 정당한 순서를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영복귀를 원한다면 사도가 아닌 왕도를 통해 잃어버린 주주들의 신뢰를 찾으라는 말이다.

    신동빈 회장 역시 같은 입장이다. 본인이 롯데그룹의 지분을 모두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총에 나서 비전과 사업전략 등을 밝혀 이사진의 신뢰를 회복하는 등의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롯데는 3월, 일본 롯데홀딩스는 6월에 각각 주주총회를 연다. 이 중 신동주 전 부회장이 참석할 공산이 큰 주총은 일본 롯데홀딩스다. 보유주식 뿐만 아니라 본인이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을 맡겠다고 주장하는 만큼 주총에 참석한다면 일본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구조는 ▲광윤사 28.1% ▲종업원지주회 27.8% ▲관계사 20.1% 투자회사 LSI 10.7% 등이다. 이 중 신동주 전 부회장은 광윤사의 지분 50%+1주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한국 롯데 주총에는 나서기 힘든 형편이다. 그는 지난 2017년 한국 롯데 주식을 대부분 매각해 1조원 규모의 실익을 챙겼다. 사실상 대주주가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해 한국 롯데의 경영권 분쟁에서는 물러났다. 현재 신동주 전 부회장의 한국 롯데지주 지분율은 0.2%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주주총회에 참석할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신동빈 회장에 화해 입장을 전달한 만큼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