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대목 불구 '단통법-선택약정' 여파 소비자 발길 '뚝'스마트폰 상향 평준화에 교체 주기 늘어 시장 침체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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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통법 및 선택약정 할인율 확대에 따라 휴대전화 번호이동 가입자가 급감하면서, 이동통신시장이 설 대목에도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집단상가 판매점 관계자는 "설 연휴를 앞두고 이동통신사들이 보조금 지급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방문객 수도 급격하게 줄었다"며 "주요 모델의 경우 지난해 추석 연휴 때와 비교해도 보조금 액수에 큰 변화가 없어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일 강변·신도림 등 집단상가 내 판매점 곳곳을 돌아다닌 결과, 매년 명절마다 재현되는 대규모 보조금 지급 사례는 찾아볼 수 없었다. 

    '갤럭시S9'시리즈와 '갤럭시노트9' 등 인기 모델의 경우 번호이동과 함께 6만9000원대 요금제를 일정 기간 유지할 경우 각각 20만원대, 40만원대 가격에 구매가 가능했다.

    정식 출고가 절반 이하의 가격대로 형성됐지만, 지난해 말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어 수요가 줄었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단통법 여파로 인한 이동통신사들의 보조금 경쟁 약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지난해 1월 방송통신위원회가 단통법을 위반한 혐의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에 506억3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을 주요 배경으로 지목했다.

    또 다른 판매점 관계자는 "보조금 지급 규모에 크게 좌우되는 번호이동 시장 특성상 현 시점에서 활기를 되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의 영업 단속도 계속 강화되고 있어 이제는 명절 대목도 의미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선택약정 할인율 상향 역시 번호이동 시장 위축의 원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2017년 9월 선택약정 할인율이 기존 20%에서 25%로 확대되면서 선택약정 가입자는 현재 2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월 566만명이었던 것에 비해 크게 증가한 모습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의 번호이동 건수는 566만601건으로, 전년 대비 19.3%(135만3천828만건) 감소했다. 월평균 번호이동 건수는 47만1717건으로 지난 2015년(46만4391건) 이후 13년 만에 50만건을 밑돌았다.

    이동통신사별로는 SK텔레콤의 경우 191만4398건으로 전년 대비 22.5%(55만6103건) 급감했다. 같은 기간 KT는 138만7468건, LG유플러스는 135만8818건으로 각각 20.6%(35만9958건), 19.8%(33만6285건)씩 줄었다.

    이에 각 이동통신사는 지난달부터 인기 모델의 공시지원금을 확대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에 나서고 있지만, 관련업계에선 당분간 번호이동 시장의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스마트폰 성능의 상향 평준화로 교체 주기까지 늘어나면서 번호이동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며 "올 상반기 5G 스마트폰과 폴더블폰 등이 출시되면서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