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찾기-SNS 소통 활발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부터)과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 회장이 지난달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9 신년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부터)과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 회장이 지난달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9 신년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총수들이 변하고 있다. 비교적 신세대로 분류되는 3, 4세 총수들은 최근들어 부쩍 국내외 현장을 자주 찾는다. 임직원을 직접 만나 스킨십을 늘리거 위함이다. SNS를 활용한 ‘디지털 소통’도 다반사다.

    국내외 현장을 찾는 총수들의 표정은 사뭇 심각하다. 급변하는 대외환경을 직접 체감하며 대비책 마련에 골몰하기 때문이다. 

    생산거점을 찾아 임직원을 격려하고 현지 유력인사들을 만나 기업 홍보와 제품 소개에 힘을 쏟는다.


    이른바 소통경영의 ‘선봉장’은 최태원 SK 회장이다. 그는 매년 초 신입사원 연수과정에서 열리는 ‘회장과의 대화’에 빠짐없이 참석한다. 사전 대본 없이 진행되는 행사에서 최 회장은 신입사원과 질의응답 형식으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다. 

    최 회장은 올해 SK의 키워드로 ‘구성원의 행복’을 택했다. 임직원과 100차례 소통하겠다는 목표 아래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행복토크’로 명명된 임직원 만남은 올들어 벌써 이 행보는 14차례나 진행됐다.

    행복이란 제시어로 직원들과  ‘2행시’ 대결을 벌이고 업무불편과 애로사항도 직접 청취한다. 경영진과 현장의 간극이 크게 줄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 회장 등은 생산거점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수원사업장을 깜짝 방문했다.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며 격려했다.

    10대 그룹 중 유일한 ‘40대 총수’인 구광모 회장은 지난 13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석·박사 과정 연구개발(R&D) 인재를 만났다. 미국 로체스터 공대 출신인 구 회장은 취임 후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이 사이언스파크라며 미래 인재들과 격의 없이 소통했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SNS를 통해 소통하는 대표적인 총수들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최근 신임 과장 및 책임연구원 세미나에서 셀프카메라 형식의 영상으로 그룹의 변화와 혁신에 관한 희망적 메시지를 전달했다.

    아울러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의 시승소감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캐주얼 차림으로 텀블러를 손에 둔 그는 넥쏘의 자율주행 성능을 확인하며 “이런 좋은 차를 누가 만들었나요”라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넥쏘 자율주행차가 회사의 미래를 담고 있다”며 “완성차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사업을 동시추진해 시너지를 만들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재계 총수 중 SNS를 가장 잘 활용하는 인물이다. 최근 그는 이마트의 화장품브랜드 ‘스톤브릭’의 출시를 SNS를 통해 알렸다. 또 레그 포란 월마트 회장으로부터 점포 운영방식을 배우는 ‘인증샷’을 업로드하는 등 본인의 경영행보를 적극적으로 전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총수들의 평균연령이 점차 낮아지면서 그룹의 대내외 이미지 개선에 오너들이 발벗고 나서고 있다”며 “수직적이고 딱딱한 기업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에도 총수들의 움직임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한 총수들의 소통경영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며 “수평적이고 젊은 조직문화가 재계 전체에 전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