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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웅제약이 강스템바이오텍의 아토피피부염 줄기세포물질 '퓨어스템 AD주'의 공동개발을 그만두기로 한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퓨어스템 AD주의 약효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든 것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강스템바이오텍은 지난 15일 대웅제약이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퓨어스템 AD주'를 공동개발하지 않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2014년 양사는 제대혈 유래 동종줄기세포 치료제 '퓨어스템' 3개 품목의 국내외 판권,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 퓨어스템 AD주 임상 3상 완료 목전에 두고 물러난 대웅제약… 왜?
퓨어스템 AD주의 임상 3상 투여가 지난해 말 종료됐으며, 올 하반기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번에 강스템바이오텍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으면 세계 최초의 줄기세포 아토피피부염 치료제가 탄생한다. 그럼에도 퓨어스템 AD주의 임상 3상 완료를 목전에 둔 시점에 대웅제약이 공동개발에서 물러선 셈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퓨어스템 AD주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퓨어스템은 지난 2017년 식약처로부터 조건부 허가가 반려된 바 있다.
강스템바이오텍 측은 이러한 우려에 대해 "약 자체에 큰 문제가 있지는 않다"며 "임상 3상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일축했다.
퓨어스템 AD주 개발이 대웅제약과의 공동 개발에서 강스템바이오텍의 독자 개발로 돌아선 이유는 강스템바이오텍의 자금력이 탄탄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강스템바이오텍이 퓨어스템 AD주 유럽 임상 2a상(2상 전기)에 착수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240억원이었다. 이를 위해 강스템바이오텍은 지난해 7월 유상증자를 통해 359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강스템바이오텍이 해외 임상 비용을 자체적으로 충당할 수 있게 되면서 대웅제약이 임상 연구를 위한 비용 지원에 나설 여지가 없어졌다.
기존 계약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개발 비용을 지원하는 대신 해당 품목의 국내외 판권을 보유한다. 당시 강스템바이오텍은 연구·개발(R&D) 중심 바이오벤처로서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판단 하에 이 같은 조건을 수락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은 강스템바이오텍과 협의 끝에 도의적인 차원에서 퓨어스템 AD주 공동개발을 그만두기로 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강스템바이오텍이 퓨어스템 AD주에 대해 상당히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기 때문에 파트너사로서 도의적인 측면에서 공동 개발에서 빠지게 됐다"며 "강스템바이오텍이 퓨어스템 AD주 사업을 더 넓혀갈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주고 대웅제약은 남은 파이프라인에 더 집중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당초 대웅제약이 공동 개발하기로 계약한 파이프라인은 퓨어스템 AD주 외에 크론병 치료제 '퓨어스템-CD주',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퓨어스템-RA주' 등 3개 품목이었다. 대웅제약은 이 중 퓨어스템-CD주와 퓨어스템-RA주에 더 관심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대웅제약은 해당 2개 품목에 대한 국내외 판권을 여전히 쥐고 있는 상태다.
◆ 퓨어스템 AD주의 국내외 판권 회수로 해외 기술수출 걸림돌 제거
강스템바이오텍은 이번에 퓨어스템 AD주의 국내외 판권을 회수하면서 기술 수출에 대한 걸림돌이 사라졌다. 이태화 강스템바이오텍 대표는 "(이번 계약 변경으로) 사업주체가 명확해진 만큼 강스템바이오텍 주도로 해외 기술 수출도 가속화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지난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해 해외 제약사·투자사 30여곳과 미팅을 진행한 바 있다. 임상 3상 완료를 앞둔 퓨어스템 AD주의 해외 기술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대목이다.
이미 대웅제약을 대신할 새로운 파트너사도 나타나 퓨어스템 AD주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며 강스템바이오텍과 협의 중이다. 시장에서는 해외 빅파마와 파트너십을 맺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감도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강스템바이오텍 측은 "국내사"라고 답했다.
시장에서도 퓨어스템 AD주의 단독 개발이 장기적으로는 호재일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해당 공시가 나온 바로 다음 거래일인 지난 18일 강스템바이오텍의 주가는 전일 대비 5.26%(1000원) 급등한 2만원을 기록했다. 19일에는 전일 대비 0.5%(100원) 오른 2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 바이오벤처 입장에선 전략적인 차원에서 대형 제약사의 네임 밸류를 얻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다소 불리한 조건이더라도 계약을 맺을 수 있다"며 "(이번 계약 해지는) 강스템바이오텍에는 장기적으로 호재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