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강스템바이오텍의 아토피피부염 줄기세포치료제 '퓨어스템 AD'의 임상 3상이 사실상 실패하면서 국산 아토피 신약 후보로 JW중외제약과 큐리언트가 주목 받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아토피 신약 개발에 있어서 관건은 얼마나 새로운 기전을 가졌는가에 달려있다.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주로 쓰이는 스테로이드 제제는 부작용이 심해서 장기 투약이 어렵다. 때문에 기존 약보다 안전성이 높은 의약품이 경쟁력 있는 약가에 출시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지난 10월25일 퓨어스템 AD의 임상 3상 결과가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강스템바이오텍은 반복 투여와 병용요법 임상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강스템바이오텍의 계획대로 기존 단회 투여 방식에서 4주 간격 3회 반복 투여하는 방식으로 바뀐다면 치료비가 늘어나게 된다. 강스템바이오텍은 퓨어스템AD가 1회 투여 시 수백만원 가량의 약가가 들 것으로 예상했다.
경쟁약물인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이하 사노피)의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듀피젠트'가 내년 초 급여화되면서 연간 약 2500만원에 달하는 치료비가 250만원대로 줄어들게 된다. 퓨어스템AD가 신약 허가를 받더라도 듀피젠트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
이 때문에 JW중외제약, 큐리언트 등이 새로운 기전으로 개발 중인 국산 아토피 신약 후보들이 주목받고 있다.
◆ JW중외제약 'JW1601' 히스타민 H4 수용체에 작용… 레오파마 기술수출
JW중외제약의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JW1601'은 퓨어스템AD와는 약 종류, 작용 기전 등이 현저히 달라 기대주로 부상하고 있다.
JW1601은 히스타민(histamine) H4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아토피피부염을 유발하는 면역세포의 활성과 이동을 차단하고,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히스타민의 신호전달을 억제하는 이중 작용기전을 갖고 있다.
히스타민 H4는 염증세포의 이동과 활성을 조절하고 가려움 신호전달을 조절하는 수용체로서 아토피피부염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타깃으로 평가되고 있다. 히스타민 H4 수용체는 어린이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물 타깃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면역억제제는 부작용이 커 어린이에게 매우 제한적으로 처방되고 있다.
특히 가려움증에 직접 작용하지 않는 퓨어스템AD와 차별되는 기전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 주사제인 퓨어스템AD와 달리 경구치료제(알약)으로 개발돼 복약 편의성을 개선한 점도 특징이다.
JW1601은 지난 1월부터 임상 1상에 진입한 상태로 최근 한국인 대상 JW1601의 단회 투여 임상시험이 종료했다.
덴마크 제약사 레오파마가 지난해 8월 JW1601을 기술 도입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레오파마가 히스타민 H4 수용체가 아토 피부염을 치료하는데 적절한 타깃이라고 보고, 상업화에 있어서도 적합한 약물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 큐리언트 'Q301' 임상 2b상 환자 투약 완료… 연말 탑라인 공개 전망
국산 아토피 치료제 중 임상 단계가 가장 앞서있는 신약 후보물질은 큐리언트의 아토피치료제 'Q301'다.
지난 9월 Q301의 임상 2b상(후기 임상 2상) 환자 모집을 완료한 큐리언트는 현재 환자 투약을 마친 상태다. 연말에 임상 2b상의 탑라인(topline) 결과가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큐리언트는 글로벌 제약사 애보트의 경구용 천식치료제 '자이플로(Zyflo)'를 용도·제형 변경을 통해 바르는 아토피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Q301은 화이자의 비스테로이드성 PDE4-억제제 계열약인 국소 연고제 '유크리사', 사노피의 듀피젠트와는 달리 '리폭시게나아제'를 억제하는 차별화된 기전을 보유하고 있다.
Q301의 경쟁 약물은 같은 경증~중증도 타깃을 가진 유크리사다. 유크리사의 약가는 연간 약 36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큐리언트는 Q301의 원료의약품과 제조 단가가 상당히 싸기 때문에 약가가 유크리사보다는 저렴하게 책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큐리언트는 Q301의 임상 2b상이 끝나는 대로 라이선스 아웃을 추진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내년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해외 제약사들과 라이선스 아웃 관련 논의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큐리언트 관계자는 "Q301 임상 2a상(전기 임상 2상) 때부터 몇몇 해외 제약사들이 관심을 표했다"며 "이번에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다양한 해외 제약사들과 만나 라이선스 아웃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토피 치료제의 경우 환자한테 맞는 약을 처방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기전의 약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라이선스 아웃이 성공한다면 한 단계 더 검증된 아토피 신약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