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규제에도… 면세점 1월 매출액 역대 최대보따리상에 의존하는 면세점… 불확실성 확대에 ‘출혈 경쟁’ 부담도
  • ▲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운 면세점 업계가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올해 1월 주요 면세점 매출 역시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한 것이다.ⓒ뉴데일리 DB
    ▲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운 면세점 업계가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올해 1월 주요 면세점 매출 역시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한 것이다.ⓒ뉴데일리 DB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운 면세점 업계가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올해 1월 주요 면세점 매출 역시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어느 때보다 변수가 많다는 점에서 업체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분위기다. 우선 국내 면세점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따이공에 대한 중국 당국의 규제가 시작된 데다 공항 입국장 면세점 신설, 시내 면세점 추가 설치 등이 예고돼 있다. 지난해 문을 연 강남권 면세점을 중심으로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 中 규제에도… 면세점 1월 매출액 역대 최대

    21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7116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만에 매출이 다시 1조7000억원으로 넘어서며 역대 최대 매출액을 갈아치운 것이다. 기존 월간 최대였던 지난해 9월 1조7005억원보다 111억원이 더 많다. 앞서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도 18조9600억원으로 연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당초 면세업계에서는 중국의 전자상거래법 시행으로 1월 성적이 나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2017년부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 보복 여파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요우커)이 끊긴 이후 국내 면세시장은 다이궁 중심으로 재편됐다. 이후 영업허가를 받고 세금도 부과해야 하는 전자상거래법이 지난달 발효되면서 소규모 다이궁들은 영업을 포기하고 신규 다이궁의 시장 진출이 어려워져 국내 면세점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춘절과 밸런타인 데이를 맞아 다이궁들이 대거 선물용 면세제품을 사간 것이 좋은 실적을 낸 원인으로 풀이된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1월 초만 해도 전자상거래법 개정 영향으로 잠시 다이궁들이 끊기기도 했다”며 “하지만 춘제 연휴를 앞두고 선물 수요가 몰리면서 전년 동기보다 호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 ▲ 업계는 사상 최대 실적이 주로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다행히 아직까진 중국 단체관광객의 빈 자리를 보따리상들이 대신하고 있지만, 이들마저 떠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뉴데일리DB
    ▲ 업계는 사상 최대 실적이 주로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다행히 아직까진 중국 단체관광객의 빈 자리를 보따리상들이 대신하고 있지만, 이들마저 떠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뉴데일리DB
    ◇ 中 보따리상에 의존하는 면세점… 불확실성 확대에 ‘출혈 경쟁’ 부담도

    업계는 사상 최대 실적이 주로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다행히 아직까진 중국 단체관광객의 빈 자리를 보따리상들이 대신하고 있지만, 이들마저 떠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면세점 업체들이 최근 가장 주목했던 건 보따리상에 대한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 이슈다. 중국 정부는 올해 1월부터 개정된 전자상거래법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보따리상들은 사업자 허가 등록을 신청하고 세금도 내야 한다.

    중국 보따리상들은 그동안 한국 면세점에서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한 후 중국 현지에서 불법으로 유통해 이윤을 남겨왔는데 이들을 양지로 끌어내겠다는 의미다.

    당장 영향은 미미하지만 잠재적 위험이 너무 크다는 목소리도 있다. 어쨌든 중국 정부가 보따리상에 대한 규제 강도를 점차 높여가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차원에서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올해 면세점 업체 간 경쟁이 과거보다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우선 오는 5월 인천국제공항에선 국내 최초로 입국장 면세점이 들어선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서울에 시내면세점을 추가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미 서울 시내에만 면세점이 13개까지 늘어난 상황에서 신규 면세점 점포가 새로 생길 경우 자연스럽게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고 결국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업계에선 지난해 강남 지역에 문을 연 현대백화점뿐 아니라 추후 신규 면세점 점포들이 생길 경우 제각각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가능성이 크고 결국 경쟁사들 역시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면 면세점 업체들의 수익성도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한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당장 기댈 곳이 중국 보따리상밖에 없으니 신규 업체들이 이들을 '모시기' 위해 출혈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당장 매출을 끌어올릴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국내 면세산업이 왜곡될 수 있다. 해외 사업 확대나 중국인 의존도 완화 등 시장 다변화의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