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회장, 4연임… 새 인물 없어 ‘울며 겨자먹기’“국민과 회원사 기대 부응 위해 최선 다하겠다”
  • ▲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GS
    ▲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GS
    전국경제인연합회에 구원투수는 없었다. ‘패싱’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는 전경련의 이미지를 개선할 새 인물이 없어 또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회장직을 맡았다. 울며 겨자먹기로 '10년' 허창수 전경련 회장 체제가 시작된 것이다.

    전경련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제58회 정기총회를 열고 허창수 회장을 37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지난 2011년부터 회장직을 맡아온 허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1년으로 늘어났다.

    전경련 회장직을 10년간 맡았던 인물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뿐이다. 허창수 회장이 2년의 추가임기를 마치면 정 명예회장 이후 두 번째로 10년간 전경련 회장을 맡은 인물이 된다.

    허 회장은 지난 2017년 2월 전경련 회장직을 내려놓으려 했다. 당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공범’으로 전경련이 지목되면서 위상이 추락해서다. 또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주요 회원사의 도미노 탈퇴도 있었다.

    경제단체 중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전경련의 위치는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맡고 있다. ‘전경련=대한상의>경총’이라는 서열이 ‘대한상의>경총>전경련’ 구도로 변한 것이다. 허 회장의 최근 임기 3년간 벌어진 일이다.

    이로 인해 허 회장은 8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이번에는 회장직을 맡지 않으려 했지만, 물러나지 못했다. ‘구원투수’로 나서겠다는 인물이 없어서다. 현재 10대 그룹 중 전경련 회원사는 롯데와 GS, 한화뿐이다. 즉, 허창수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는 인물은 신동빈 롯데 회장과 김승연 한화 회장 밖에 없다는 얘기다.

    재계는 사실상 차기 회장감이 김승연 회장 밖에 없다고 봤다. 신동빈 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이 상황에 전경련 회장직을 맡아 재계의 ‘대표’ 역할을 하기에는 부담이 있다.

    반면 김 회장은 최근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 법적으로 자유로운 신분이다. 또 재계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라는 점도 특징이다. 재계 서열과 현재 상황 등을 볼 때 신동빈 회장 보다 김승연 회장이 적격이다. 하지만 한화 측은 김승연 회장이 전경련 차기 회장으로 거론될 때부터 고민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허 회장은 ‘울며 겨자먹기’로 4번째 연임에 나섰다. 그는 이날 연임이 결정나며 “2년 전 혁신안을 발표하고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앞으로 국민과 회원사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