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유통 계열사 물량 바탕 이커머스 전문 물류사 포부 시설확충이 관건, 수익성·시장 영향력은 지켜봐야
  • ▲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로지스틱스 CI ⓒ 각사
    ▲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로지스틱스 CI ⓒ 각사

    롯데계열 물류사 글로벌로지스와 로지스틱스의 통합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양 사는 지난 4일 합병등기 절차를 마치고 오는 6일 공식 출범식을 연다. 롯데는 물류 통합사가 연간 3조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존속법인은 글로벌로지스, 소멸법인은 로지스틱스다.

    통합사는 전국 1200여 곳의 물류 거점을 운영한다. 양 사의 사업 영역이 다르다는 점에서 거점 통합 없이 기존대로 이어간다. 동남아시아, 미국, 유럽 등에 양 사가 보유한 20여 곳의 해외 법인도 기존 고객사를 고려해 통합 없이 운영한다.

    택배, 국제특송과 같은 3자 물류 사업을 영위해온 글로벌로지스는 택배 터미널, 영업소 등 1000곳의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유통물류 등 2자 사업을 주로 하는 로지스틱스는 190여 곳의 거점을 갖고 있다. 해외법인의 경우 글로벌로지스가 중국·동남아시아·미국·유럽에 16곳, 로지스틱스가 동남아 지역 등에 4곳을 보유하고 있다.

    모처럼 찾아온 빅 이벤트에 물류업계는 들썩이고 있다. 롯데그룹 차원에서 유통 계열사 물량을 바탕으로 물류 통합사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추후 시장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로지스의 사업 영역인 3자 물류에 로지스틱스의 2자 물류 부문을 합하면 종합물류사로서의 외양을 갖추게 되는 것”이라며 “통합사 예상 매출도 3조원에 달해, 1조 후반 대의 매출로 업계 2~3위권 경쟁을 벌이던 한진과의 격차도 벌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롯데에서 통합사를 유통 계열사 물량을 바탕으로 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전문 물류사로 육성할 계획을 밝힌 만큼, 그룹 차원의 지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롯데의 물류사 통합은 오래전부터 기정사실화 되어있던 이슈로, 양 사 간 업무·인적 교류도 상당수 진행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 ▲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글로벌로지스 동남권 물류센터 ⓒ 정상윤 기자
    ▲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글로벌로지스 동남권 물류센터 ⓒ 정상윤 기자

    통합사가 당장 시장에 영향력을 끼칠지에 대한 시각은 엇갈린다. 업계는 글로벌로지스가 택배, 국제 특송 등 주 사업 부문에서 당장에 점유율을 늘리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추가 물량 확보를 위해서는 터미널, 분류장치 등 시설 확충이 필수적이라는 시각에서다.

    흡수법인인 로지스틱스의 경우 연 매출 70%를 담당해온 벤더사업을 철수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로지스틱스는 유통 계열사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운영법인)에 납품할 물량을 외부에서 대량 구매해 재판매하는 구매대행 개념의 벤더사업을 진행해왔다.

    롯데는 통합사의 물류역량 강화를 위해 벤더사업 종료를 결정했으며, 이로 인해 로지스틱스의 연 매출 중 2조원 가량이 빠진다. 통합사 연 예상 매출 3조원이 양사의 지난해 매출(롯데글로벌 1조7500억원, 롯데로지스 3조3700억원)을 단순 합산한 5조원에 한참 못 미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물류는 시설 확보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형적인 장치산업으로, 점유율 확대를 위해선 물류시설 확충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최근 롯데가 허브 터미널 신축 사업을 시작했지만 대형 터미널의 경우 착공부터 안정화까지 1년 이상이 걸린다는 점에서, 추가 물량 확보와 점유율 확대까진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지스틱스의 경우 합병을 기점으로 벤더사업 종료를 선언해 매출의 상당수가 빠지고, 글로벌로지스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최근 수백억대의 적자를 내 수익 측면의 우려도 있다”면서 “수익성 확보와 시장 내 영향력 발휘까진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