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학번 학생증 미발급, 보안 규정 한시적 완화
  • ▲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정문에 '외부인 출입 통제' 펜스가 설치되어 있다. ⓒ류용환 기자
    ▲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정문에 '외부인 출입 통제' 펜스가 설치되어 있다. ⓒ류용환 기자

    작년 10월 발생한 일명 '알몸남 사건'으로 한방탕 곤욕을 치른 동덕여대가 새학기를 맞아 외부인 출입 제한 등 보안통제를 유연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출입증이 없는 신입생 등을 고려해 잠시 보안 기준을 완화한 가운데 기존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지 일상의 불편을 고려해 탄력적인 통제방안을 새로 만들지 저울질하고 있다.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여러 불편 사항에 대한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기 때문이다. 학교 측은 조만간 학생회와 논의를 시작할 방침이다.

    최근 기자가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를 찾아보니 정문에는 '외부인 출입 통제' 문구가 적인 펜스가 그대로 세워져 있었지만 외부인은 신원 확인 없이 출입이 가능했고, 알몸남 사건이 발생한 건물은 출입카드 없이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었다.

    동덕여대는 지난해 10월 외부인 출입 등에 대한 보안 규정을 강화하면서 모든 건물에 카드리더기를 설치, 학내 폐쇄회로(CC)TV를 확대했으며 오토바이·외부차량의 교내 진입을 제한했다.

    이같이 보안에 심혈을 기울인 동덕여대는 새학기 개강 후 19학번 새내기 대상 행사 등이 진행되고 건물 출입카드로 사용되는 학생증 발급이 마무리되지 않아 한시적으로 완화한 상황이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13일 "신입생들에게 학생증이 발급되지 않아, 수업 참여가 용이하도록 건물을 개방한 것으로 밤에는 출입을 차단하고 있다. 입학식 등 행사가 있어 외부인 방문이 많았고, 개강 후 새로 온 강사 등이 있기에 출입 제한을 과도하게 적용하지 않는 분위기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동덕여대를 찾았던 박모씨(28)가 한 강의실에서 나체로 활보한 동영상 등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당시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외부인이 벌인 행위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으로 출입 보안 강화와 전체 건물 카드리더기 설치 등을 비롯해 알몸남이 사용한 책상, 의자를 파악할 수 없다며 학내 모든 책·걸상 교체를 학교 측에 요구했다.

    동덕여대는 CCTV를 확대, 전체 건물에 카드리더기를 설치하고 출입카드를 소지해야만 출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전체 책걸상 교체의 경우 약 1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 동덕여대는 난색을 표했고, 결국 사건이 발생한 강의실에 한해 교체를 진행하면서 예산 5천만원을 투입했다.

    또한 사건이 발생한 건물 내 모든 정수기는 새로 설치, 학교를 찾은 외부인이 수상한 행동을 보이는 경우 신원을 확인했다.

    보안 강화로 외부인 출입 등에 대한 규정이 마련됐지만 학생들이 불편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입증이 없어 건물 출입을 할 수 없거나, 배달음식 주문 후 정문 앞에서 대기해야 했고 장시간 실습이 필요한 학생들의 경우 작업실 등 이용 시간 제한으로 어려움이 뒤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 ▲ 일명 '알몸남 사건'으로 동덕여대가 재발 방지 등을 위해 전체 건물에 카드리더기를 설치·운영 중이지만 새학기 출입카드 미발급 등으로 한시적으로 개방한 상태다. ⓒ류용환 기자
    ▲ 일명 '알몸남 사건'으로 동덕여대가 재발 방지 등을 위해 전체 건물에 카드리더기를 설치·운영 중이지만 새학기 출입카드 미발급 등으로 한시적으로 개방한 상태다. ⓒ류용환 기자
    이에 올해 초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출입 규정 개정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 이번 주 중으로 그동안 수렴된 여러 의견을 학교 측에 전달하기로 했다.

    동덕여대 총학 관계자는 "신입생 학생증 등록 기간으로 이번주까지 건물 개방될 것"이라며 "(이후에는) 기존대로 운영될 것이다"고 말했다.

    규정 완화 등에 대해선 "건물 출입통제 시간 등이 변경되지 않을까 싶다. 실기수업이 있는 과목의 경우 불편함이 있었고, (외부인을) 확실하게 통제하는 부분은 공지된 것이 없어 명확히 하는 부분을 학교와 논의해 정할 예정에 있다"고 답했다.

    학교 측은 설문조사 결과가 전달되면 논의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앞서 발생한 사건으로 인해 긴장감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CCTV를 통해 학내 상황을 보고 있으며 사각지대에 대한 주의와 더불어 전체적인 보안 체제를 유지 중이다. 당시 사건 이후 불미스러운 상황은 없었지만, 보안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 의견이 학교 측에 전달되면, 자료를 바탕으로 보안 규정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