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조원 규모의 고용보험기금의 전담 운용사 선정이 임박할수록 출사표를 던진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자리 수성을 노리는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운용수익률 마이너스를 기록한 약점을 이용해 새롭게 시장진입을 노리는 경쟁자들의 견제는 물론 발행어음에 문제를 삼고 있는 금융당국발 우려를 지워야 목표달성이 가능하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약 9조4000억원을 보유 중인 고용보험기금은 기금의 전담 운용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PT)을 28일 진행한다.
업계에서는 OCIO(외부위탁운용관리) 시장의 확대를 필연적으로 보고 있고, 특히 고용보험기금 주간운용사는 OCIO 시장진출의 첫 발걸음으로 여긴다.
이에 따라 지난 4년간 주간사 자리를 지켜온 한국투자증권은 수성을 위해, KB증권과 NH투자증권 등 도전자들은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필사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점에서 도전자들에 비해 부담을 안고 있다.
과거에 비해 OCIO 진입에 사활을 걸고 있는 회사들이 늘었고, 그만큼 고용보험기금의 선택폭은 넓어졌다.
이미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국민주택기금 주간 운용사 자리를 빼앗기면서 기금 주간사 자리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점도 보여준 상태다.
가장 중요한 수익률 부분에서 운용을 맡은 직전해(2018년) 한국투자증권이 마이너스 운용실적을 냈다는 점은 수성을 위한 불안요소 중 하나로 지적된다.
경쟁사들은 이를 집중 공격할 태세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보험기금의 국내주식 수익률은 -2.22%, 해외주식 수익률은 -6.25%를 기록했다.
2015년 한국투자증권이 운용을 맡은 이후 수익률은 상승곡선을 이어가며 2017년에는 6.4%까지 상승했지만 직전해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반전했다는 점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수익률과 관련해 경쟁사들은 코스피 지수 이상 하락한 운용 수익률을 지적하며 자체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이에 맞서 한국투자증권은 마이너스를 피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어필하는 공방전이 이번 PT의 관전 포인트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코스피가 글로벌 금리 인상과 미·중 무역 전쟁 등으로 급락했으며, 외국인 자금도 대거 이탈하며 지난해 초 2467.49에서 지난해 말 2041.04로 40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는 점을 들어 적극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민주택기금 자리를 한투증권으로 부터 빼앗은 이후 고용보험기금 운용도 노리고 있는 NH투자증권의 경우 펀드·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판매량이나 수익률 측면에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투증권이 1호사업자로 뛰어든 발행어음 사업에서 여전히 제재 문제가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제재 날짜가 연초부터 계속 밀리면서 고용보험기금 주간운용사 선정일까지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당초 계획보다 제재 수위를 조절 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지만 잘못된 관행을 이용해 자금을 굴렸다는 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관의 자금 유치에 한투증권이 불리한 입장이 지속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용보험기금 운용 주간사 자리를 두고 경쟁이 시작됐던 연초부터 한투증권은 지난해 11월 발행어음 업무 인가를 받고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가능한 유일한 사업자라는 점을 강조해왔지만 현재는 이 부분이 약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위탁자금 규모가 크고, 기금들이 자금을 여러 금융기관에 나눠서 주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는 상황에서 발행어음 제재에 발목을 잡힌 한투증권이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도 회사 내부적으로 나오고 있다.
한편 OCIO 사업자 선정은 운용전략과 자산배분전략 등 정성평가가 100점 만점 중 90점이고, 10점이 가격평가 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