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비용 투자 등 영업이익 감소선택과 집중 나선 이커머스…치킨게임 우려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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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이커머스 기업 실적 발표가 잇따라 발표되며 기업 간 명암이 엇갈렸다. 위메프가 적자를 줄이는 데 성공하는 반면 업계 1위인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조원 문턱에서 멈춰섰다. 이외에도 지난해 대부분의 이커머스 기업이 만성적인 적자 구조나 성장세 둔화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여전히 전망은 밝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 위메프, 직매입 줄이자 적자 줄였다 “거래액 5.4조”

    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발표된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위메프의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5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거래액은 전년 4조2000억원 대비 28.6% 증가했다. 이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지난해 전체 온라인 유통업체 성장률 15.9%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5년 전인 2013년 거래액 7000억원에서 8배 가까이 가파르게 성장했다. 

    영업손실 역시 2017년 417억원보다 6.4% 줄어든 390억원으로 집계됐다. 큰 폭의 거래액 성장 실현과 함께 3년 연속 손익을 개선한 것. 당기순손실은 전년 대비 7.3% 적자 폭을 줄인 441억원이다.

    반면 매출은 4294억원으로 전년 4730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매출이 줄어든 이유에 대해서 회사 측은 ‘선택과 집중’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직접 상품을 사들여 판매하는 직매입의 경우 매출은 늘지만 물류관리 등 비용이 많이 드는데 이 직매입을 전략적으로 줄이면서 매출도 줄었다는 설명이다.

    위메프는 실제 지난해 말 신선식품 직매입서비스인 ‘신선생’을 중단하는 등 직매입을 줄이고 매매 중개 비중을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위메프 직매입 매출 비중은 지난 2017년 53.7%에서 지난해 29.3%로 하락했다.

    업계는 위메프가 선택을 했을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직매입 사업이 지지부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결과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특히 신선식품 시장의 경우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경쟁력이 뒷받침됐다면 포기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위메프 내부적으로도 당장 흑자전환보다는 일단 거래액을 늘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최근 위메프가 특가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위메프는 그러면서도 손익 관리가 필요한 탓에 직매입을 줄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위메프 관계자는 “신선식품 사업의 경우 비용이 많이 들고 리스크도 크다고 판단해 손익 관리 등을 위해 중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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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커머스업계 선택과 집중… 치킨게임 언제 끝나나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조원 ‘문턱’에서 멈춰섰다. 업계 안팎에서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했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e커머스 시장 경쟁 격화로 성장률이 뚝 떨어지며 1조클럽 진입에 실패했다. 영업익도 20% 이상 떨어지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마켓, 옥션 등을 운영하는 e커머스 기업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9812억원으로 전년 9519억원 대비 3.1% 신장했다. 영업이익은 486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15년 801억원을 달성한 이래 2016년 670억원, 2017년 623억원으로 매년 감소세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e커머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만큼 성장률이 둔화한 부분이 있다”며 “마케팅 경쟁에 따른 비용, 또 동탄 물류센터 건립 등 투자비용에 따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티몬은 오는 12일 지난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티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30% 늘어난 5000억원가량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매출로 따지면 4년 만에 위메프를 제쳤다. 다만 영업적자 규모는 전년 1100억원가량과 비슷하거나 다소 늘어난 수준으로 알려졌다. 손익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쿠팡의 경우 직매입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물류시스템과 자체 배송에 계속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17년 기준 쿠팡의 직매입 상품 매출 비중은 90%에 달한다. 그만큼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쿠팡은 오는 15일쯤 지난해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지난해 쿠팡 매출 규모를 4조 5000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전년 2조 6846억원보다 크게 증가한 규모다. 다만 적자 규모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수익성보다는 몸집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은 단기간의 수익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해 2조 2500억원가량의 투자를 유치한 만큼 자금력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이커머스 전쟁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 적자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외부에서 자금을 계속 수혈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계가 제살 깎아먹기 경쟁을 하는 한 흑자는 먼 얘기”라며 “치킨게임의 끝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 투자를 받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결국 어느 업체가 먼저 넘어지느냐의 치킨게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