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착수 소식 영향단기 주가 급등 따른 투자심리 위축증권사, 관련 종목 신용거래 중단
  • ▲ 장형진 영풍 고문(왼쪽)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뉴데일리DB
    ▲ 장형진 영풍 고문(왼쪽)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뉴데일리DB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최윤범 회장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군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영풍과 고려아연의 주가가 급락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영풍은 전거래일 대비 29.39% 급락한 40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고려아연의 주가도 전일 대비 1.63% 내렸다. 

    이는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된 이후 첫 하락세다.

    MBK파트너스가 영풍그룹과 손잡고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진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 13일부터 지난 20일까지 3거래일 만에 영풍의 주가는 무려 91% 급등했다. 같은 기간 고려아연도 32% 넘게 상승했다. 

    이날 하락은 최근 단기간 주가가 급등한 데 따른 차익 실현과 더불어 법적 이슈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고려아연 계열사인 영풍정밀이 영풍과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측을 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건에 대해 수사에 나선 상황이다. 

    영풍 장 고문 등은 고려아연 주식을 저가에 MBK파트너스에 넘겨 영풍 법인과 주주들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는 혐의를 받는다.

    영풍정밀은 "영풍 측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약 33%)을 MBK측에 저가로 넘겨 영풍 주주 등이 재산상 손해를 입게 됐다"며 "'밀실 공모'로 이뤄진 계약으로 영풍은 손해를 보는 반면 MBK와 김광일 부회장은 이득을 취하게 되는 등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고려아연은 오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권 분쟁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관련 사안에 대해 고려아연이 공식적인 기자회견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영권 분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관련 주가의 단기 변동성 확대가 예상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영풍과 영풍정밀 등을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했다. 투자경고종목 제도는 주가가 5일간 75% 또는 20일간 150% 급등하는 경우 거래소가 지정해 투자자에게 주의를 주는 제도다.

    증권사들은 주가 폭락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투자자들의 손실을 대비하기 위해 고려아연, 영풍, 영풍정밀에 대한 빚투(빚내서 투자) 빗장을 걸어잠그고 있다.

    KB증권은 지난 19일부터 고려아연과 영풍, 영풍정밀에 대한 종목별 신용대출 한도를 기존 20억원에서 1억원으로 19억원 축소했다.

    NH투자증권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영풍정밀에 대한 증거금률을 100% 상향 조정하고 신용 및 대출 불가 종목에 포함했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공개 매수 기간까지의 주가흐름, 공개 매수가 상향 여부 및 최윤범 회장의 대응 전략 등에 따라 고려아연의 주가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