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등 10여곳 참여… 빠르면 이달 본입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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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팩 브랜드 메디힐을 전개 중인 엘앤피코스메틱이 화장품 로드숍 스킨푸드 인수를 추진 중이다. 마스크팩에 이어 다양한 제품을 갖춘 종합 화장품 브랜드이자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함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엘앤피코스메틱은 스킨푸드 인수를 추진 중이다. 스킨푸드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지금이 알짜 기업을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는 적기라는 판단에 인수에 뛰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사모펀드 등 10여개사도 관심을 보이며 실사를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매각 가격은 청산가치인 200억원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회생기업의 매각은 채무자회생법에 따라 청산가치 이상의 가격이 보장돼야 하기 때문이다. 스킨푸드와 아이피어리스의 청산가치는 각각 91억원, 102억원이다. 법원은 이달 내에 스킨푸드 매각 본입찰을 할 전망이다.
그 동안 기초 화장품이나 마스크팩 브랜드에 집중했던 엘앤피코스메틱이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메디힐과 함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단일 상품과 특정 국가에 지나치게 편중된 사업 구조는 이 회사의 약점으로 꼽혀왔다.
더욱이 회사의 실적 정체는 물론 올해로 예정된 기업공개(IPO)를 위한 행보로도 풀이된다.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K-뷰티 인기가 확산된 영향으로 엘앤피코스메틱의 매출은 2013년 91억원에서 2014년 570억원, 2015년 1888억원, 2016년 4015억원으로 폭증했다. 영업이익도 2013년부터 7억원, 181억원, 534억원, 2016년 1287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중국 관광객인 유커들로 인해 급성장했으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여파로 매출이 절반 이하로 급락하는 위기에 봉착했다. 2017년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3285억원, 8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1%, 36.8% 감소했다. 이 때문에 '조'단위 딜로 IPO 기대를 모았지만 사드 타격으로 실적이 꺾인 이후 일정이 지연되기도 했다.
이에 엘앤피코스메틱은 인수합병부터 제품 다변화 등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 자연주의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마녀공장'의 지분 70%를 인수했다. 같은해 3월에는 색조화장품 자회사 '메이크힐'을 설립하고 색조 제품을 선보였다. 헬스앤뷰티, 면세점 등 기존 오프라인 판매 채널을 넘어 온라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스킨푸드가 1세대 로드숍으로써 국내 인지도가 높은 편"이라면서 "회생절차를 밟으면 오프라인 매장이 줄이고 온라인이나 홈쇼핑으로 판매를 전환할 것으로 보여 국내 사업의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엘앤피코스메틱의 경우 대규모의 자체 유통망이 없기 때문에 스킨푸드가 가진 주요 상권에 대리점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큰 장점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온라인몰과 헬스앤뷰티 매장으로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중저가 브랜드들이 몹집 줄이기에 한창"이라면서 "향후 시장 상황도 밝지 못한 상황인데 사업이 더 잘 될 수 있을까는 지켜봐야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엘앤피코스메틱 관계자는 "스킨푸드 인수와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짧게 설명했다.
한편 스킨푸드는 2004년 설립된 국내 최초 푸드 코스메틱 브랜드로, 모기업 아이피어리스가 60여년간 축적한 화장품 제조기술과 노하우를 토대로 제품 경쟁력을 인정 받았다. '맛있는 푸드로 만든 맛있는 화장품'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쌓으며, 2010년 화장품 브랜드숍 가운데 매출 순위 3위를 달성했다.
하지만 2015년 메르스와 2016년 사드 갈등으로 중국 관광객이 지속 감소하면서 화장품 시장이 침체 국면에 접어들자, 2017년 말 제품 공급과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결국 지난해 10월부터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스킨푸드의 별도 기준 지난해 매출이 653억원으로 전년 대비 48.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98억원, 당기순손실은 39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2.8%, 260.1%씩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