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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국내 증시 개장 이후 처음으로 11일 연속 동반 상승한 대기록을 세웠다.
반면 장기간 랠리가 이어져온 만큼 하락에 대한 우려도 그만큼 높아진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코스피는 전일대비 0.41% 오른 2233.45로, 코스닥은 0.18% 오른 767.85로 마감하며 장을 마쳤다.
증시가 개장이래 첫 기록을 세우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는 향후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어느 정도 바닥을 통과하고 있는 상황에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시행키로 했다.
이에 따라 위험자산 쪽에 자금이 쏠렸고, 특히 신흥국 증시가 수혜를 받아 우리 증시 역시 영향을 받았다.
이처럼 외국인을 기반으로 한 유동성이 시장을 이끌어 왔지만 기업들의 실적, 경기전망 등을 따져보면 추가로 힘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외국인은 최근 10거래일간 '사자'에 나서 총 2조2000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상승장을 이끌었지만 향후 행보를 긍정적으로만은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증시의 상승세는 유동성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다음 주부터는 차익실현 매물과 싸움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증시가 11일 연속 올랐다고 하지만 상승률은 2% 정도로 높지 않은 수준"이라며 "기업 실적 전망치가 지속해서 하향 조정되고 있는 가운데 주가가 상승할 만한 재료가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직 미국·유럽연합(EU), 미국·중국 간 무역분쟁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중국의 경제 성장률 발표 등 1분기 실물지표 결과에 따라 시장이 상승할 수 있을지, 변동성이 커질지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초 강세로 출발한 코스피가 지난 2월 장중 2250을 끝내 넘지 못했던 만큼 기술적으로 저항선을 돌파할 정도의 힘을 얻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우세하다.
국내 기업 실적 전망치도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고, 브렉시트에 따른 유럽 경기도 여전히 안갯속이다.
여기에 강달러가 지속되면서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장 이번주 국내 증시는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를 살피며 중립 수준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미국 정부는 환율조작국 지정 근거법을 종합무역법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미 재무부 환율보고서는 4월 중순에 발표돼 왔다.
김용구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보고서 발표에 따라 환율 등 금융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환율보고서 발표가 금융시장 전체를 뒤흔드는 위험이 되지는 않겠지만 투자자의 경계감이 높아지는 시기인 만큼 국내 증시가 숨 고르기 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근거법이 종합무역법으로 바뀐다면 대규모 경상흑자나 유의미한 대미 무역흑자 요건 가운데 하나만 갖춰도 환율조작국 지정이 가능해진다"며 "미국 재무부의 자의적 판단으로 환율조작국이 지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중국을 겨냥하던 미국 보호무역주의 타겟이 한국이나 일본 등으로도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다만 한국은 2015년 이후 대미무역흑자가 감소하고 있고 미국 전체 무역수지 적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는 점에서 실제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은 낮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