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창구서 해약 및 중도인출 기능 제한신청한도 1억→2천만원 축소, 고객불편 야기비대면 거래 가입만 늘리고 서비스 대폭 축소
  • ▲ 한화생명 본사 전경.ⓒ한화생명
    ▲ 한화생명 본사 전경.ⓒ한화생명

    한화생명이 온라인 채널의 해약 및 중도인출 기능을 제한하면서 고객 불편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한화생명이 핀테크를 앞세워 디지털 금융으로의 변화와 혁신을 강조해놓고 정작 고객 접근성이 용이한 온라인 창구 이용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최근 온라인 창구에서 해약 및 중도인출 기능을 제한해 운영하고 있다.

    우선 모바일센터에서 기존 1억원까지 처리 가능했던 해약 및 중도인출 기능을 없앴다.

    인터넷 창구에서도 기존 1억원까지 처리가 가능했던 신청 가능 한도를 2000만원으로 대폭 축소했다.

    기존에는 해약이나 중도인출은 지점뿐만 아니라 콜센터, 모바일센터, 인터넷 창구 등에서 이용할 수 있었다.

    해약은 보험 계약을 깨는 것을 말하며, 중도인출은 보험 계약을 유지하다가 특정 사유로 돈이 필요할 경우 적립된 준비금의 일부를 찾아 쓰는 것을 말한다.

    유니버셜보험의 경우 해약환급금의 일정 한도 내에서 적립액을 인출해 사용할 수 있어 유연한 자금 활용이 가능하다.

    한화생명은 중도인출에 따른 보장 축소를 설명하기 위해 제도를 손질했다는 입장이다. 중도인출에 따른 민원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업현장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져나오고 있다. 그동안 한화생명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핀테크를 접목한 편리한 기능을 강조해 왔지만, 제도 개편으로 고객 편의성은 되레 후퇴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채널을 통해 중도인출을 하거나 보험금 지급 업무가 이뤄졌던 게 축소된 후 고객들 사이에서 번거롭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터넷 창구의 경우 중도인출 한도뿐만 아니라 보험금 지급 한도도 2000만원으로 줄었다.

    핀테크 사업은 고객 서비스의 편의성과 보안이 핵심인데, 고객 편의는 안중에도 없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보험사들은 보험금 지급이나 서비스 업무를 비대면 방식으로 바꾸는 등 빅데이터·AI 기술을 업무 영역으로 적극 끌어들이고 있다.

    특히 한화생명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 상무를 중심으로 핀테크 강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했다고 홍보해왔다. 금융과 정보기술(IT)을 접목한 핀테크와 모바일을 활용해 업무 프로세스 혁신에 나섰다고 강조해온 것이다.

    한화생명은 보험 계약에 관한 거의 모든 업무를 모바일 앱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알려왔다. 또한 모바일과 온라인 콘텐츠 개발 등 핀테크 부문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제도 변경으로 인해 고객에게 콜센터에 전화를 하거나 직접 지점 방문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안겨줬다는 게 영업현장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한화생명이 계약 해지 및 중도인출 제도를 까다롭게 운영해 수입보험료가 줄어드는 것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한화생명의 일반계정 보험 해지환급 건수는 62만4697건으로 2017년(56만8157건) 대비 10%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보유계약은 약 2% 감소했다. 작년에 한화생명의 보험을 해지한 사례가 늘고, 보유하고 있던 계약은 줄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서비스를 시행할 때 한도를 높게 설정하다가 낮추게 되면 고객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핀테크를 강조하는 기업에서 중도인출 관련 모바일 기능을 없앴다는 게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