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접고 베트남 생산시설 이전… 올해 고강도 체질개선 불가피제품 라인업 정리, 부품 모듈화 이어 생산기지 이전 고강도 재정비16분기 연속 누적 적자 규모만 3조… '조성진 매직' 시험대 올라
  • ▲ LG전자 5G폰 'V50' ⓒLG전자
    ▲ LG전자 5G폰 'V50' ⓒLG전자
    LG전자가 16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 스마트폰(MC)사업을 3년 뒤 효자사업으로 만들기 위해 본격적인 체질 개선을 시작했다. 지난해 제품 라인업을 정리하고 부품 모듈화를 추진하는 등의 작업에 이어 올해는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옮기는 강도 높은 재정비에 나섰다.

    LG전자는 '계륵'으로 전락한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의지로 적어도 내년까지는 이 같은 정리작업을 이어가지만 3년 뒤 효자사업이 될 수 있을지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다.

    2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평택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 하이퐁 캠퍼스로 옮긴다. 연간 600만 대 생산능력을 갖춘 베트남 하이퐁 스마트폰 공장은 이번 재배치에 따라 연간 1100만 대까지 생산능력이 증가된다. 더 이상 국내에서 생산되는 LG스마트폰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이번 생산공장 재배치는 지난해부터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쇄신하기 위해 진행하는 체질 개선 작업의 일환이다. 지금까지 진행된 체질 개선 작업 중 가장 강도 높은 조치로 평가된다. 지난해 LG전자는 MC사업부 수장을 교체하고 스마트폰 제품 라인업을 정리하는 등 우선적으로 손 볼 수 있는 범위에서 개선 작업을 시작했다. MC사업부 인력을 타 사업부로 전환하는 식으로 사업부 자체 몸집도 꾸준히 줄여왔다.

    올해 한층 더 강도가 높아진 체질 개선 작업으로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4년 간 스마트폰 사업 부진이 계속되며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을 것이라는 설이 무성했던 가운데 LG전자 측은 사업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을 꾸준히 주장해왔던 바 있다.

    올해도 연초부터 조성진 사장이 스마트폰 사업을 계속해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다시 한번 표현하기도 했다. 조 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 "스마트폰 제조 시장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최근까지 스마트폰 사업에서 고전을 겪어온 것도 사실이라는 점을 털어놨다.

    더불어 스마트폰 사업이 앞으로 3년 후에는 '효자사업'으로 거듭날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선언하며 적어도 내년까지 체질 개선 작업이 이어질 것임을 암시했다. 조 사장이 제시한 목표를 이행하기 위해 LG전자가 국내 생산을 접는 극단의 조치를 취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내년까지 체질 개선 작업이 이뤄지더라도 그간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서는 3년 뒤도 시간이 촉박하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지난해 7901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 2015년 2분기 부터 누적된 적자 규모만 3조 원이다. 올해도 연간 기준으로 7000억~8000억 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면 쇄신 작업이 마무리되는 내년까지 누적적자규모는 4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상황에서 3년 뒤 스마트폰 사업이 조금씩 흑자를 내게 되더라도 그간 누적된 적자를 메우는 수준에 불과해 효자로 재탄생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에서 탄탄한 실적을 내고 있는 LG전자 입장에선 스마트폰 사업이 정상화되더라도 전체 실적을 깎아먹지 않는 수준이 되는 것에 만족해야할 처지"라며 "다만 5년 가까이 어려움을 겪었던 사업을 회생하는데 성공했다라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선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