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석달째 0％대…1분기 상승률 1965년 이래 최저

석유·채소 가격 하락과 서비스물가 상승세 둔화 등의 영향으로 1년 전과 비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넉달 연속 0％대를 기록했다.

경기 동행·선행지수가 역대 최장 10개월째 하락중인 가운데 물가마저 동월기준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경기 불황의 그늘이 더 깊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동향(이하 전년동월 대비)'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7(2015년=100)로 지난해 4월보다 0.6% 상승했다.

상승률은 지난 1월 이후 4개월 연속 0%대에 주저앉아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이렇게 낮은 까닭은 석유류가 지난해 3월보다 9.6％ 하락하면서 전체 소비자물가를 0.43％포인트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농축수산물은 0.7%, 서비스는 0.9% 올라 상승률이 0%대였다.

석유·채소 가격 하락과 서비스요금 상승률 둔화 등 영향으로 1년 전과 비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 달 연속 0％대를 기록했다

이 결과 생활물가지수는 0.4% 상승하는데 그쳤고, 신선식품지수는 2.7% 하락했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도 0.9%,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도 0.7%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 같은 ‘근원물가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가 낮은 것은 서비스 물가가 주춤한 것이 원인이다. 지난달 서비스 물가는 0.9%로 전월(1.1%)보다도 0.2% 포인트 더 떨어졌다.

반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물가는 교통비와 외식비였다. 교통비 물가 가운데 택시료는 10.1%, 시외버스료는 13.4%로 껑충 뛰었다. 

외식 물가도 2%를 기록했는데 서민들이 즐겨먹는 치킨이 7.2%나 올랐다. 외식 물가는 작년 4월부터 2~3%대를 유지해 오고 있는데 교통비처럼 소비자물가보다 상승률이 높아 서민들을 힘들게 하는 상황이다.

경기의 후행성 지표로 인식되는 근원물가는 생산·소비·투자가 동반 감소하는 '트리플 감소세' 처럼 경제지표들이 악화될때 나타나면 기업과 소비 심리를 더 위축시켜 지갑을 닫게할 우려가 있다. 

이에대해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농수산물 가격이 안정되고 서비스 물가 상승 폭이 둔화된 가운데 유류세 인하 요인으로 (전년 동월 대비) 석유류 하락세가 지속됐다”며 “5월에 유류세 인하가 축소될 것인데 국제유가는 오르고 있어 물가가 상승할 것으로 본다. 디플레이션(Deflation·지속적인 물가 하락) 우려가 있는 게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